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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WTI 유가가 약 5% 뛰어 배럴당 82달러를 다시 넘었다. 국제유가는 보통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고, 9월 말까지 유류세 인하가 유지돼 당장의 충격은 지연되고 완화된다. 이 시차와 유류세 유지 기간을 알면 언제 주유하고 어디서 넣을지 판단할 수 있다.

현지시간 8월 10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약 5% 올라 배럴당 82.13달러로 마감했다. 국제 기준유인 브렌트유도 비슷하게 5% 올라 87.72달러를 기록했다.
원인은 중동이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놓고 벌인 협상이 난항에 빠졌다. 앞선 주에는 협상 타결 기대로 유가가 7% 넘게 빠졌는데, 회의론이 퍼지자 하루 만에 방향을 되돌린 것이다. 세계 원유의 주요 길목인 호르무즈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가격을 흔들고 있다.

Vito Goričan
핵심은 '지금 당장은 아니다'라는 점이다. 국제유가 변동은 보통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된다. 오늘 오른 유가가 이번 주말 주유소 가격표에 바로 찍히지는 않는다.
이유는 세 가지다. 세금이 가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반영에 시차가 있으며, 정유사가 미리 사둔 재고분이 완충 역할을 한다. 그래서 국제유가가 급등해도 국내 가격은 더 천천히, 더 작게 움직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은 매주 전국 평균 판매가격을 발표한다. 지금 유가 급등이 걱정된다면, 앞으로 2~3주간 오피넷 주간 가격이 오르는지를 보면 실제 반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지금 시점에 중요한 변수가 하나 더 있다. 정부는 유류세 한시 인하를 9월 말까지 연장했다. 휘발유는 15%, 경유는 25% 인하율이 유지된다.
금액으로 보면 휘발유 1리터당 약 122원, 경유는 약 145원의 세금이 덜 붙는다. 국제유가가 오르는 국면에서 이 인하분이 가격 상승을 일부 상쇄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인하 조치는 한시적이라, 향후 인하율이 축소되면 리터당 25~29원가량 부담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유비와 달리 도시가스 요금은 유가에 곧바로 붙지 않는다. 난방의 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에 연동되고, 반영 시차도 더 길다. 이번 유가 급등이 이번 달 난방비 고지서에 바로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대신 유가는 물류비와 항공유 등을 거쳐 생활물가에 천천히 스며든다. 당장 체감되는 건 주유비이고, 나머지는 시간을 두고 간접적으로 나타난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반영에 시차가 있다는 건 대응할 시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리하면, 유가는 올랐지만 내 지갑에 닿기까지는 2~3주가 걸리고 유류세가 그 사이를 막아준다. 그 시간을 주유 타이밍과 최저가 비교에 쓰는 것이 이번 급등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