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미국과 이란이 유조선을 겨냥해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98달러대까지 올라 100달러에 다가섰다. 국제유가는 보통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고, 이어 물류비를 거쳐 배달·가공식품 등으로 번지기 때문에 지금 장바구니에는 아직 오지 않았다. 체감되기 전에 연료비와 이동·배달 지출처럼 유가에 민감한 항목을 가계부에서 미리 점검해 두는 것이 대비의 출발점이다.

국제유가가 빠르게 올랐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9월 8일 브렌트유 10월물은 장중 배럴당 98.78달러까지 올라 100달러 선에 다가섰고, WTI 10월물도 94.18달러를 기록했다. 직접적인 방아쇠는 주말 사이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을 겨냥해 공격을 주고받은 사건이다.
여기에 재고 부담이 겹쳐 있다. 국제에너지기구 데이터 기준 추적 가능한 석유 재고는 7월 약 79억 배럴로, 올해 2월보다 4억1000만 배럴 줄었다. 하루 평균 270만 배럴씩 빠진 셈이다. 원유 자체보다 당장 쓸 수 있는 석유제품 여유가 얇아진 상태라는 점이 이번 상승을 더 예민하게 만든다.

Eduardo Soares
체감으로 넘어가기 전에 짚을 게 있다. 국제유가가 올랐다고 국내 기름값이 바로 오르지는 않는다. 통상 국제 가격은 2~3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실제로 최근 전국 주유소 기름값은 16주 연속 내림세였다. 이건 지난 국제 시세가 낮았을 때의 결과가 뒤늦게 반영된 것이다. 즉 지금의 급등은 아직 주유소 게시판 숫자에 담기지 않았다. 바꿔 말하면, 오르기 전에 준비할 짧은 시간이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유가 상승이 생활비를 밀어 올리는 경로는 대체로 순서가 있다. 이 흐름을 알면 무엇을 언제 조심할지 가늠하기 쉽다.
뒤로 갈수록 시차가 길고 품목이 넓어진다. 그래서 유가가 오른 직후에는 주유 비용만 늘어난 것처럼 보이다가, 몇 주에서 몇 달에 걸쳐 다른 지출이 조용히 올라온다.
지금 유가가 얼마나 더 오를지는 중동 상황에 달려 있어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오름세가 이어진다는 전제라면, 반영되기 전에 유가에 민감한 항목부터 가계부에서 확인해 두는 편이 낫다.
반대로, 유가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 항목까지 미리 졸라맬 필요는 없다. 핵심은 유가에 실제로 연동되는 지출을 골라내 변화를 빨리 알아채는 것이다. 오르고 나서 반응하는 것보다 순서를 알고 지켜보는 쪽이 덜 당황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