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1% 올랐지만, 지난해 통신요금 50% 할인이 끝난 역기저효과를 빼면 실제 상승률은 2.5% 수준이다. 통신비 착시를 걷어내도 근원물가가 3.4%로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아, 밑바탕 물가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 통신요금제와 기름값, 오른 장바구니 품목의 대체 여부를 지금 점검하면 생활비를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다.

8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3.1% 올랐다. 7월 2.8%에서 두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지만, 이 반등의 상당 부분은 통신비 하나가 만든 착시다. 국가데이터처는 통신비 기저효과를 걷어내면 상승률이 2.5%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3.1%라는 숫자를 그대로 체감 물가로 받아들이면 실제보다 부담을 부풀려 보게 된다.
여기서 통신비 기저효과는 요금이 새로 오른 게 아니다. 지난해 8월 SK텔레콤이 해킹 사태 보상으로 전체 가입자의 통신요금을 50% 깎아줬는데, 그 할인이 올해는 없어지면서 통계상 요금이 뛴 것처럼 잡혔다. 휴대전화료가 전년 대비 26.7% 오른 것으로 집계된 배경이다. 실제로 이번 달 통신비 고지서가 그만큼 늘어난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매달 가계부를 정리하는 입장에서는, 통계 숫자와 내 통장에서 실제로 빠져나간 돈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여기서 생긴다.

Erik Mclean
그렇다고 물가가 편안하다는 뜻은 아니다. 통신비를 뺀 2.5%도 낮은 수치가 아니고, 밑바탕 물가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3.4%로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근원물가는 통신비나 기름값처럼 출렁이는 항목을 뺀 지표라, 이 수치가 높다는 건 일시 요인이 사라져도 물가의 기초 체온이 쉽게 내려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장바구니 체감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도 3.2% 올랐다.
지갑에 직접 닿는 품목은 따로 있다. 석유류가 14.2% 올랐고 휘발유는 11.5%, 경유는 19.6% 뛰었다. 먹거리에서는 쌀이 6.2%, 수입 쇠고기가 7.4%, 달걀이 5.2% 올랐고, 매일 사 먹는 가공식품도 1.5% 상승했다. 채소류는 폭염과 휴가철 영향으로 한 달 새 12.4% 뛰었다. 통신비 착시가 걷힌 자리에는 기름값과 밥상 물가가 남는다.
이번 물가 지표는 어디를 손봐야 할지도 알려준다. 매달 나가는 고정비부터 순서대로 짚어보면 된다.
통신비 역기저효과는 지난해 할인 조치가 있었던 기간에 걸쳐 물가를 끌어올린다. 다음 달 지표에서도 비슷한 착시가 이어질 수 있으니, 헤드라인 숫자보다 통신비를 뺀 수치와 근원물가를 함께 보는 습관이 유용하다. 근원물가가 3%대 중반에 머물러 있으면 금리 인하 속도도 그만큼 신중해질 수 있어, 대출이 있는 가계라면 물가 흐름을 이자 계획과 연결해 볼 필요가 있다. 추석을 앞두고 정부도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린 만큼, 성수품 할인 정보를 챙겨두면 밥상 부담을 조금 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