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코스피는 장중 7171.52까지 올랐다가 6954.52로 밀려 7000선 안착에 실패했고, 개인이 3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외국인·기관이 순매수했는데도 지수가 빠진 건 지난주 급등을 좇은 개인의 차익 실현에 중동發 유가 급등이 겹친 결과다. 추격매수한 뒤라면 지금이 단기 조정인지 추세 전환인지부터 나눠야 손절과 분할매수 중 무엇이 맞는지 정할 수 있다.
8일 코스피는 7045.79로 출발해 장중 7171.52까지 뛰었다. 지난달 18일 이후 15거래일 만에 7000선을 다시 밟은 것이다. 그런데 오후 들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전 거래일보다 40.87포인트(0.58%) 내린 6954.52로 마감했다. 장중 고점과 종가의 차이가 200포인트를 넘는다.
지난주 랠리를 보고 뒤늦게 올라탄 투자자에게는 반갑지 않은 하루다. 아침에 산 사람은 오후에 물렸고, 고점 부근에서 추격매수한 사람은 하루 만에 평가손을 안았다.
Photo by Maxim Hopman on Unsplash
이날 매매 주체를 보면 답이 나온다. 외국인은 6616억원, 기관은 6495억원을 순매수했다. 두 주체가 1조원 넘게 사들였는데도 지수가 빠진 건, 개인이 3조533억원을 순매도했기 때문이다. 지난주부터 이어진 급등에 개인의 차익 실현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진 결과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있다. 개인의 대량 매도가 곧 하락 추세의 시작은 아니다. 오히려 외국인과 기관이 그 물량을 받아냈다는 건 큰손 수급이 아직 살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문제는 쏟아진 매물을 소화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이날 하락에는 밖에서 온 악재도 겹쳤다.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WTI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는데, 90달러 선을 넘은 건 7월 하순 이후 처음이다. 세계 석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공급 차질 우려가 위험 프리미엄을 키웠다.
유가 상승은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한국 증시에 이중 부담이다. 물가와 기업 비용을 함께 밀어올린다. 원·달러 환율도 5.1원 오른 1345.6원에 마감해 외국인이 편하게 들어오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반도체 기대가 지수를 끌어올린 힘과, 유가·환율이 지수를 누른 힘이 같은 날 부딪힌 셈이다.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이 "더 사야 하나, 팔아야 하나"다. 이 질문에 바로 답하기 전에 순서를 바꿔야 한다. 지금이 단기 조정인지, 상승 추세가 꺾이는 전환점인지부터 나누는 게 먼저다. 둘은 대응이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단기 조정이라면 급등 뒤 매물을 소화하는 과정이므로 분할매수가 유효하다. 추세 전환이라면 반등이 나올 때마다 비중을 줄이는 게 맞다. 하루 등락만 보고는 둘을 구분할 수 없다. 그래서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다음 항목을 하루가 아니라 며칠에 걸쳐 확인하면 성급한 판단을 줄일 수 있다.
네 항목 중 다수가 부정적으로 바뀌면 추세가 흔들린다는 신호에 가깝다. 반대로 수급이 유지되고 유가만 일시적으로 튄 것이라면 이번 하락은 조정 범위로 볼 수 있다. 확실하지 않을 때는 한 번에 사거나 파는 대신 비중을 나눠 대응하는 편이 실수를 줄인다. 이미 고점 부근에서 추격매수한 상태라면, 추가 매수에 나서기 전에 위 조건이 개선되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