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광고에 적힌 금리는 우대조건을 모두 채웠을 때의 최고 금리인 경우가 많아, 실제로 받는 이자와 다를 수 있다. 우대금리 충족 여부, 이자소득세 15.4%, 단리·복리 방식, 중도해지 이율이 겹쳐 실수령액이 결정된다. 상품을 고를 땐 최고 금리 대신 내가 실제로 받을 조건과 세후 이자를 기준으로 비교하는 게 맞다.

정기예금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큼지막하게 적힌 금리 숫자다. 그런데 그 숫자는 대개 '최고 금리'다. 은행이 내건 우대조건을 전부 채웠을 때에만 받을 수 있는 상한선이라는 뜻이다.
기본 금리와 최고 금리가 나뉘어 표시된다면, 조건을 못 채웠을 때 실제로 적용되는 건 기본 금리 쪽이다. 그래서 상품을 비교할 때는 '최고 몇 %'가 아니라 '내가 확실히 받을 수 있는 금리가 몇 %인지'를 먼저 봐야 한다.

RDNE Stock project
우대금리는 공짜로 얹어주는 게 아니다. 급여 이체, 카드 사용 실적, 첫 거래, 앱 가입, 마케팅 동의 같은 조건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따져볼 건 두 가지다. 첫째, 그 조건을 내가 실제로 유지할 수 있는가. 카드를 매달 얼마 이상 써야 한다면, 안 쓰던 카드를 억지로 쓰는 비용이 우대 이자보다 클 수도 있다. 둘째, 조건을 채워서 올라가는 폭이 얼마인가. 0.1%p를 더 받으려고 번거로운 조건을 여럿 떠안는 건 실익이 작다.
이자에는 세금이 붙는다. 이자소득세 15.4%(소득세 14%에 지방소득세 1.4%)가 원천징수된다. 예컨대 1,000만 원을 연 3.5% 단리로 1년 맡기면 이자는 35만 원이지만, 세금을 떼고 손에 쥐는 건 약 29만 6천 원이다. 금리표의 숫자와 통장에 찍히는 금액이 다른 이유다.
이자를 계산하는 방식도 본다. 대부분의 정기예금은 원금에만 이자가 붙는 단리다. 일정 기간마다 이자를 원금에 더해 다시 계산하는 복리 상품은, 같은 금리라면 맡기는 돈이 크고 기간이 길수록 더 유리하다. 다만 1년짜리 예금에서는 단리와 복리 차이가 크지 않은 편이다.
정기예금의 약정 금리는 만기를 채운다는 전제로 주어진다. 급한 일로 만기 전에 해지하면 약정 금리 대신 훨씬 낮은 중도해지 이율이 적용돼, 기대했던 이자가 크게 쪼그라든다. 원금은 돌려받지만 이자에서 손해를 보는 구조다.
그래서 만기는 여윳돈의 성격에 맞춰 정하는 게 좋다. 1년 안에 쓸 가능성이 있는 돈이라면 짧은 만기가, 당분간 건드릴 일이 없는 돈이라면 더 긴 만기가 맞는다.
한 가지 더. 2025년 9월 1일부터 예금자보호 한도가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올랐다. 한 금융회사에 맡긴 원금과 이자를 합쳐 1억 원까지 보호되니, 목돈이라면 이 한도를 기준으로 나눠 맡는 것도 방법이다.
정리하면 예금 비교의 기준은 광고에 적힌 최고 금리가 아니라, 조건과 세금을 다 반영한 뒤 내가 실제로 손에 쥐는 이자다. 이 관점으로만 봐도 같은 금리표가 전혀 다르게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