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고, 소각은 그 주식을 없애 발행주식 수를 영구히 줄이는 것이다. 매입한 주식은 임직원 보상이나 M&A용으로 다시 풀릴 수 있어, 발행주식이 줄어 주당순이익이 오르는 효과는 소각까지 가야 나타난다. 자사주 공시를 볼 때는 매입 규모보다 소각 여부와 전체 발행주식 대비 비율, 정례 원칙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자사주 관련 공시를 볼 때 가장 먼저 갈라 봐야 할 두 단어가 매입과 소각이다. 둘은 자주 붙어 다니지만 주주에게 주는 효과는 다르다.
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시장에서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다. 사들인 주식은 회사 금고에 들어간다. 자사주 소각은 그 주식을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다. 없앤 만큼 세상에 돌아다니는 발행주식 수가 영구히 줄어든다.
핵심은 매입만으로는 주주가치가 올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사둔 자사주는 나중에 임직원 성과보상, 주식교환, 인수합병 대금 등으로 다시 시장에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줄었던 유통 주식이 되돌아온다.

Yan Krukau
소각의 효과는 나눗셈으로 이해하면 쉽다. 회사의 이익이나 순자산을 주식 수로 나눈 값이 주당순이익(EPS)과 주당순자산(BPS)이다. 분자인 이익이 그대로여도 분모인 주식 수가 줄면 한 주당 몫은 커진다.
예를 들어 이익이 같은데 발행주식이 5% 줄면, 다른 조건이 같다는 전제에서 주당 이익은 그만큼 늘어난다. 남아 있는 주주 입장에서는 자기 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셈이다. 소각이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 수단으로 꼽히는 이유다.
배당과 비교하면 세금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배당은 받는 주주에게 배당소득세가 매겨진다. 반면 매입 후 소각은 계속 보유하는 주주에게 현금을 나눠 주는 방식이 아니라 주당 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식이라, 세금에 민감한 대주주일수록 배당보다 이 방식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셀트리온이 이 구조를 보여준다. 셀트리온은 8월 31일 이사회에서 약 1000억원 규모(52만4384주)의 자사주를 추가로 사기로 했고, 9월 1일부터 장내에서 매입에 들어갔다. 올해 누적으로는 약 3000억원(160만288주)에 이른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두 가지다. 하나는 회사가 매년 연결 당기순이익의 약 33%를 주주에게 돌려준다는 원칙을 세워 뒀다는 점, 다른 하나는 사들인 주식을 이사회 결의 등 절차를 거쳐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힌 점이다. 매입에서 멈추지 않고 소각까지 예고했다는 점에서, 앞서 설명한 발행주식 감소 효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자사주 소식을 접했을 때, 주가에 좋다는 반응에 앞서 다음을 점검하면 실속을 가릴 수 있다.
정리하면, "자사주를 산다"는 발표 자체가 곧바로 내 주식에 좋은 것은 아니다. 그 주식을 소각해 발행주식 수를 줄이는 단계까지 가야 주당 가치 개선으로 연결된다. 그래서 매입 규모보다 소각 여부와 그 비율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