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6 세제개편안은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낮추려 하지만, 여당은 실거주·비거주 구분 없이 12억 또는 14억으로 통일하자며 제동을 걸었다. 공제가 9억이냐 12억이냐에 따라 과세 대상 공시가격이 3억 원 벌어지고,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까지 겹쳐 비거주자의 부담 방향이 크게 갈린다. 아직 국회 통과 전이라 최종 공제액과 실거주 판정 기준이 확정되지 않았으니, 집을 비운 사유를 입증할 서류와 세대 요건을 미리 점검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정부가 8월 3일 내놓은 2026년 세제개편안은 1주택자를 실거주와 비거주로 갈랐다. 실거주 1주택자는 종부세 기본공제가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오르지만,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는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내려가 다주택자와 같은 기준을 적용받는다.
그런데 8월 25일 여당 주택시장 정상화 태스크포스를 이끄는 오기형 의원이 제동을 걸었다. "1주택에 대해서는 실거주, 비거주를 구분할 필요가 없다"며 공제를 12억 또는 14억으로 통일하자고 주장했다. 정부안대로 9억으로 낮아질지, 여당 주장대로 12억이 남을지가 지금 상황의 핵심 변수다.
Photo by Towfiqu barbhuiya on Unsplash
공제액은 종부세를 매기기 전에 공시가격에서 빼주는 금액이다. 비거주 1주택자의 공시가격이 13억 원이라고 하자. 공제가 12억이면 과세 대상은 1억 원이지만, 9억으로 낮아지면 4억 원이 과세 대상이 된다. 같은 집인데 과표에 잡히는 금액이 네 배로 벌어진다.
공제가 12억으로 남으면 공시가격 12억 원 이하 비거주 1주택자는 종부세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 반대로 9억으로 내려가면 그동안 종부세와 무관하던 집도 새로 과세권에 들어올 수 있다. 3억이라는 숫자가 단순한 공제 축소가 아니라 과세 여부를 가르는 문턱인 이유다.
공제만 보면 절반만 본 것이다. 정부안은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올린다. 이는 공시가격에서 공제를 뺀 금액에 다시 곱해 과세표준을 정하는데, 현재 60%에서 2027년 70%로, 3주택 이상 등은 2028년 80%까지 오른다.
과세 대상 금액이 커진 상태에서 곱하는 비율까지 높아지면 부담은 두 방향에서 동시에 늘어난다. 오기형 의원은 "공시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공정시장가액비율까지 올리는 것은 과도한 부담"이라며 반대했는데, 이 비율은 법이 아니라 시행령으로 바꾸는 사항이라 국회 표결과 별개로 정부가 조정할 여지가 있다.
정부안이 통과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무엇을 실거주로 볼지 판정 기준이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지방 발령이나 해외 파견처럼 본인 뜻과 무관하게 집을 비운 경우가 대표적인 회색지대다.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에서는 직장 이전, 질병, 학교폭력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최대 3년까지 실거주로 인정하는 예외가 언급됐다. 다만 이 예외의 적용 범위와 입증 방법은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 근무 2년 차인 사람과 해외 체류 4년 차인 사람의 결과가 같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정부는 개편안을 수정해 정기국회에 제출하고, 조세소위에서 최종 공제액과 실거주 예외 범위를 다시 논의한다.
그래도 지금 해둘 일은 있다. 집을 비우게 된 사유를 증명할 서류를 모아두면 나중에 실거주 예외를 주장할 근거가 된다. 세대원 구성과 주민등록 상태도 함께 점검해 두는 편이 좋다.
공시가격이 9억 원에 한참 못 미치는 비거주 1주택자라면 이번 논쟁의 결과와 무관하게 종부세 대상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12억 원을 넘는다면 공제가 어디서 정해지든 부담이 생기므로, 실거주 예외 요건을 갖출 수 있는지부터 따져보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