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 광고의 '연 최고 O%'는 우대조건을 모두 채웠을 때의 숫자여서 실제 받는 금리와 다르다. 우대조건 달성 가능성, 월 납입 한도, 적립 방식, 중도해지 이율이 실수령 이자를 좌우한다. 가입 전 이 네 가지를 자신의 소득 패턴에 맞춰 확인하면 금리 착시에 덜 흔들린다.
적금 광고에 큼직하게 붙는 '연 최고 O%'는 대부분 우대조건을 모두 채웠을 때의 숫자다. 아무 조건 없이 받는 기본금리는 그보다 한참 낮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상품을 고를 때 처음 볼 것은 최고금리가 아니라, 그 최고금리를 나도 받을 수 있는가다.
우대조건은 은행마다 다르지만 급여이체, 자동이체 등록, 제휴 카드 실적, 첫 거래 고객, 마케팅 수신 동의 같은 항목이 흔하다. 이 중 하나라도 못 채우면 그만큼 금리가 깎이고, 전부 못 채우면 기본금리만 남는다.
기준은 단순하다. 광고 금리가 아니라 내가 실제로 채울 수 있는 조건까지만 계산에 넣는다. 카드 실적 30만원 조건이 붙었는데 그만큼 쓸 일이 없다면, 그 우대금리는 내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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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특판 적금일수록 월 납입 한도가 작다. 연 7% 상품이라도 월 20만~30만원까지만 넣을 수 있다면, 1년 동안 실제로 붙는 이자는 생각보다 적다.
여기에 적금 특유의 이자 착시가 겹친다. 적금 이자는 낸 돈 전체에 금리를 곱하는 게 아니라, 매달 넣은 돈이 만기까지 남은 기간만큼만 붙는다. 첫 달 넣은 돈은 12개월치 이자를 받지만, 마지막 달 넣은 돈은 한 달치만 받는다.
예를 들어 연 5% 적금에 매달 10만원씩 1년을 넣으면 원금은 120만원이지만, 세전 이자는 약 3만2천원, 세금(15.4%)을 떼면 2만7천원 안팎이다. 원금의 약 2.3% 수준이다. '연 5%'라는 숫자와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은 이렇게 다르다. 금리 0.5%포인트 차이보다 한도와 납입 방식이 실수령액을 더 크게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적금은 크게 두 종류다. 정액적립식은 가입할 때 정한 금액을 매달 같은 날 넣는 방식이고, 자유적립식은 한도 안에서 그때그때 형편대로 넣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정액적립식의 기본금리가 자유적립식보다 조금 높다. 은행 입장에서 매달 들어올 돈이 예측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신 수입이 일정치 않으면 정해진 날 정해진 금액을 못 맞춰 불편할 수 있다.
선택 기준은 소득의 규칙성이다. 월급이 고정적이고 강제 저축이 필요하다면 금리가 높은 정액적립식이 낫다. 프리랜서처럼 수입이 들쭉날쭉하거나 여윳돈이 있을 때 더 넣고 싶다면, 금리를 조금 양보하더라도 자유적립식이 현실적이다.
적금의 가장 큰 손해는 중도해지다. 만기 전에 깨면 약정금리가 아니라 중도해지 이율이 적용되는데, 이 이율은 기본금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흔하다. 사실상 이자를 거의 포기하는 셈이다.
그래서 가입 단계에서 두 가지를 미리 정해두는 게 좋다. 첫째, 만기까지 절대 건드리지 않을 금액만 넣는다. 둘째, 큰 금액을 한 통장에 몰기보다 여러 개로 쪼개 가입한다. 급전이 필요할 때 하나만 해지하면 나머지는 약정금리를 지킬 수 있다.
목돈이 급하다면 해지 대신 예금담보대출을 알아보는 방법도 있다. 적금을 담보로 잡고 빌리면 해지보다 손해가 적을 수 있으니, 대출 이자와 잃게 될 적금 이자를 비교해 판단하면 된다.
참고로 예금자보호 한도는 2025년 9월부터 원금과 이자를 합쳐 1인당 금융회사별 1억원으로 올랐다. 적금을 여러 은행에 나눠도 각 은행에서 1억원까지 보호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