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상반기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이 52%로 전세를 넘어섰고, 빌라·다세대는 78%까지 올랐다. 집주인의 금융비용 부담과 검토 단계인 전세대출 규제가 월세 전환을 밀어붙이지만, 정작 재계약 판단에 중요한 건 지금 내 전세대출 한도다. 대출 비용과 월세 비교, 거주 기간, 보증금 위험, 목돈 운용을 대입해 그 집에서 어느 쪽이 싼지 계산하는 것이 선택 기준이다.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월세를 고민하고 있다면, 먼저 시장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부터 볼 필요가 있다. 2026년 1~6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한 비중은 52%로, 전세를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43.9%였으니 1년 새 8.1%포인트 늘었다.
전세가 '조금 줄어든' 수준이 아니다.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2만101건으로 1년 전보다 25.8% 감소했는데, 이 가운데 전세 거래가 월세보다 더 빠르게 줄었다. 아파트가 아닌 빌라·다세대에서는 흐름이 더 뚜렷해, 올해 상반기 월세 비중이 78.1%까지 올랐다. 5년 평균(62.1%)보다 16%포인트 높다.

Pavel Danilyuk
집주인 쪽 사정이 크다. 대출 금융비용이 늘면 전세보증금으로 얻는 이점이 줄고, 그러면 월세를 올리거나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선택으로 기운다. 실제로 마포의 한 아파트 59㎡는 보증금 2억원을 그대로 둔 채 월세만 260만원에서 320만원으로 올랐다. 보증금은 유지하면서 매달 받는 돈을 늘리는 반전세 형태가 늘고 있다는 신호다.
여기에 규제 논의가 얹혔다. 다만 이 부분은 사실과 전망을 나눠 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전세대출 관리 강화와 비거주 임대인에 대한 대출 제한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제도가 아니라 논의 단계다. 시행된다면 전세 물량이 더 줄고 월세 전환이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정도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그래서 재계약을 고민하는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중요한 건 '규제가 어떻게 될까'보다 '지금 내 전세대출이 얼마나 나오느냐'다.
DSR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에서 전세대출 한도는 예전만큼 넉넉하지 않을 수 있다. 대출로 메우려던 보증금이 계획대로 안 나오면, 전세를 유지하려다 오히려 무리한 자금 계획을 세우게 된다. 재계약 전에 은행에서 실제 가능한 한도를 먼저 확인하고, 그 숫자를 기준으로 전세와 월세를 비교하는 순서가 안전하다.
정답은 없고 조건에 따라 갈린다. 아래 기준으로 하나씩 따져보는 편이 낫다.
정리하면 월세화는 개인이 거스르기 어려운 흐름이다. 그러니 '전세가 유리한가'를 일반론으로 묻기보다, 내 대출 한도와 거주 기간, 보증금 위험을 대입해 그 집에서 어느 쪽이 싼지를 계산하는 것이 재계약을 앞둔 지금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