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일 코스피는 3.26% 급락한 6,684.37로 마감했고 AI 투자 속도조절론과 금리 인상 경계, 유가 상승이 한꺼번에 겹쳤다. 하지만 매달 일정액을 넣는 적립식 투자자에게 하루 급락은 손실 구간이라기보다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수량을 담는 구간에 가깝다. 비상금과 투자 기간, 레버리지, 분산이라는 조건을 먼저 점검하고 조건이 맞으면 규칙을 유지하는 편이 낫다.
9월 14일 코스피는 6,684.37로 마감했다. 하루 만에 225.54포인트, 3.26% 빠졌다. 외국인이 3조9천억원, 기관이 1조7천억원어치를 팔았고 그 물량을 개인이 4조1천억원어치 받아냈다.
숫자만 보면 겁이 난다. 다만 매달 정해진 금액을 넣는 적립식 투자자라면, 이번 하루 급락 자체는 매수를 멈출 근거가 되기 어렵다. 왜 그런지, 그리고 언제는 멈춰야 하는지 순서대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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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급락은 한 가지 악재 때문이 아니다.
첫째는 인공지능 투자 속도조절론이다. 앤스로픽 최고경영자가 프런티어 모델 개발 속도를 늦추자는 취지의 글을 내놓으면서, 그동안 지수를 끌어올린 반도체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4.05%, SK하이닉스는 6.35% 내렸다. 다만 이 주장은 개발 중단이 아니라 안전성 검증을 강화하자는 쪽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둘째는 금리다. 미국의 8월 근원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치 0.2%를 웃도는 0.3% 올랐다. 16일 끝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경계가 커졌고,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를 넘었다. 여기에 브렌트유가 배럴당 108달러를 다시 돌파하며 물가 부담을 더했다.
세 악재가 같은 날 겹쳤다는 점이 낙폭을 키웠다.
적립식 투자의 핵심은 가격이 아니라 같은 금액을 꾸준히 넣는다는 규칙에 있다.
매달 30만원을 넣는다고 하자. 지수가 높을 때는 적은 수량을, 이날처럼 3% 빠졌을 때는 더 많은 수량을 사게 된다. 같은 돈으로 더 많이 담으니 평균 매입 단가가 내려간다. 하락장은 적립식 투자자에게 손실 구간이 아니라 싸게 사는 구간에 가깝다.
반대로 오를 때만 사고 빠질 때 멈추면 비싼 값에만 사들이는 셈이 된다. 급락에 놀라 이번 달 적립을 건너뛰는 선택이 장기 수익률에는 더 불리할 수 있다.
무조건 계속하라는 뜻은 아니다.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급락과 무관하게 구조부터 손봐야 한다.
이 조건이라면 하락장을 버틸 체력이 부족하다. 반대로 비상금이 있고, 5년 이상 묵힐 여유자금이며, 분산돼 있고, 빚이 없다면 이번 급락은 규칙을 흔들 사유가 아니다.
FOMC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금리를 올릴지 동결할지 전망이 갈리는 상황에서 방향을 맞히려는 베팅은 개인에게 승산이 낮다. 대신 내 조건부터 점검하는 편이 낫다.
하루 3% 급락은 뉴스가 되지만, 적립식의 성패는 그 하루가 아니라 이런 규칙을 몇 년간 지켰는지에서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