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추납 신청은 2023년 8만여 건에서 지난해 24만여 건으로 2년 새 약 2.8배 늘었다. 하지만 추납은 목돈을 미리 내고 연금을 불리는 선택이라 무조건 이득은 아니며, 낸 돈을 다시 회수하는 데 대개 8년 안팎이 걸린다. 신청 전에 추납 총액과 늘어나는 월 수령액으로 본인의 손익분기점을 계산하고, 건강보험·기초연금에 미칠 영향까지 확인해야 한다.
경력단절이나 실직으로 국민연금 납부 이력에 공백이 생긴 사람이라면 추납(추후납부)을 한 번쯤 떠올리게 된다. 안 낸 기간의 보험료를 지금 몰아서 내면 가입 기간이 늘고 나중에 받는 연금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추납 신청은 2023년 8만7644건에서 지난해 24만4329건으로 2년 만에 약 2.8배 급증했다.
그런데 추납은 목돈을 먼저 내고 연금을 키우는 거래다. 핵심은 '얼마를 더 내서 매달 얼마를 더 받고, 그 돈을 다시 회수하는 데 몇 년이 걸리는가'다. 이 손익분기점을 계산하지 않고 신청하면, 오래 못 받고 세상을 떠날 경우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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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납 보험료는 정해진 공식으로 계산된다. 신청한 달의 기준소득월액에 보험료율 9%를 곱하고, 여기에 추납하려는 개월 수를 곱한 금액이다. 예를 들어 기준소득월액이 200만원이고 60개월을 추납한다면 200만원 × 9% × 60개월, 즉 1080만원이 된다.
추납 기간은 최대 119개월(10년 미만)까지만 가능하다. 부담이 크면 60개월 이상 신청 시 최대 60회까지 나눠 낼 수 있는데, 분할하면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 수준의 이자가 붙는다. 임의가입자는 기준소득월액에 상한이 있어 2026년 기준 월 319만3511원을 넘겨 내지는 못한다.
추납으로 가입 기간이 길어지면 매달 받는 연금이 늘어난다. 문제는 이 증가분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본인의 전체 가입 기간, 평균 소득, 추납으로 채우는 개월 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한 달 추납에 얼마'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 숫자는 추정하지 말고 확인해야 한다.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나 앱의 '예상 연금액 조회'에서 추납 전과 후의 예상 수령액을 각각 확인하고, 그 차이를 월 증가분으로 잡으면 된다. 이 한 번의 확인이 뒤의 모든 계산을 좌우한다.
두 숫자가 나오면 손익분기점은 간단하다. 추납 보험료 총액을 월 수령액 증가분으로 나누고, 다시 12로 나누면 몇 년 만에 원금을 회수하는지 나온다.
손익분기점(년) = 추납 총액 ÷ 월 증가분 ÷ 12
가령 추납에 2700만원을 내고 월 수령액이 26만원 늘어난다면, 2700만원 ÷ 26만원 ÷ 12로 약 8.6년이 걸린다. 65세부터 받기 시작한다면 74세 무렵 본전이고, 그 뒤로 받는 연금은 순수익이 된다. 대체로 연금을 받기 시작한 뒤 8~9년 이상 생존하면 이득이라는 계산이 여기서 나온다.
손익분기점 논리를 뒤집으면 추납이 손해가 되는 조건도 분명해진다.
첫째, 건강 문제 등으로 기대수명이 뚜렷하게 짧다면 8~9년을 채우기 어려워 낸 돈을 다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
둘째, 연금이 늘면서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에서 탈락하거나 기초연금 수급액이 줄어드는 경우다. 이때는 늘어난 연금 일부가 건강보험료나 기초연금 감소분으로 상쇄되므로, 명목상 증가분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
셋째, 기준소득월액을 아주 낮게 잡아 오랜 기간 추납하는 경우다. 내는 돈은 적어도 그만큼 월 수령액 증가도 미미해 수익 효율이 떨어진다.
정리하면 순서는 이렇다. 먼저 공단 예상연금 조회로 추납 전후 월 수령액 차이를 확인한다. 다음으로 추납 총액을 공식으로 계산하고, 손익분기점 연수를 구한다. 그 연수를 본인 건강 상태와 기대수명에 비춰보고, 건강보험 피부양자·기초연금에 영향이 없는지 점검한다. 이 네 가지가 모두 납득되면 그때 신청하면 된다. 계산이 애매할 때는 국민연금 고객센터(1355)나 가까운 지사에서 본인 기준으로 상담받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