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월 소비자물가가 3.4%로 둔화해 예상에 부합했지만 9월 금리 결정을 둘러싼 전망은 팽팽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두고 외국인은 팔고 개인은 담는 수급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2배 레버리지 상품은 이 등락을 하루 단위로 두 배씩 따라가 방향이 오락가락하는 장에서는 음의 복리로 원금이 기계적으로 깎인다. 보유 기간과 손실 한도, 상품 성격을 기준으로 들고 갈지 정리할지 판단하고 다가올 물가·고용 지표와 9월 FOMC 일정을 함께 봐야 한다.

반도체 대형주가 하루에도 크게 출렁이고 있다. 8월 초 삼성전자는 약 6%, SK하이닉스는 약 10% 급락했다가, 며칠 뒤 반도체와 금리 훈풍에 코스피가 6800선을 회복하며 반등했다. 방향이 짧은 주기로 뒤집히는 장이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연동된 2배 레버리지 상품을 들고 있다면, 이 등락을 하루 단위로 두 배씩 받아내고 있는 셈이다.
지금 봐야 할 건 주가 방향을 맞히는 일이 아니라, 내 상품이 이런 장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다.

Sergei Starostin
수급은 뚜렷하게 갈렸다. 8월 초 급락 국면에서 매도 주체는 주로 외국인과 기관이었고, 개인은 그 물량을 받아내며 지수를 떠받쳤다. 종목 안에서도 외국인의 판단은 엇갈렸다. 8월 11일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5841억원 순매수하면서 SK하이닉스는 2956억원 순매도했다. 같은 반도체라도 손이 갈린 것이다.
왜 이렇게 갈릴까. 외국인은 미국 물가지표나 금리 결정 같은 매크로 이벤트를 앞두고 위험을 먼저 줄이는 경향이 있다. 환율과 글로벌 자금 흐름에도 민감하다. 반면 개인은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반등에 베팅한다. 미국 7월 소비자물가는 8월 12일 3.4%로 나와 시장 예상에 대체로 부합했지만, 9월 금리를 두고는 동결과 인상 전망이 팽팽하다. 불확실성이 남은 국면에서 두 주체의 셈법이 정면으로 부딪힌 셈이다.
문제는 반도체가 외국인 지분이 큰 종목이라는 점이다. 외국인이 방향을 틀면 주가 변동폭이 커지고, 레버리지 상품은 그 폭을 증폭해 그대로 떠안는다.
레버리지 상품의 함정은 '하루 단위 2배'라는 설계에 있다. 오래 들고 갈수록 지수와 수익률이 벌어진다.
간단한 예가 있다. 본주가 첫날 10% 떨어졌다가 다음 날 10% 오르면 대략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런데 2배 상품은 첫날 20% 하락하고 다음 날 20% 반등해도 원금의 96% 수준까지밖에 회복하지 못한다. 오르내림이 반복될 때마다 이 손실이 쌓이는데, 이를 음의 복리라고 부른다. 방향이 분명한 상승장에서는 유리하지만, 지금처럼 급락과 반등이 교차하는 널뛰기 장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자산이 갉힌다.
그래서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애초에 단기용으로 설계된 도구다. 손실이 복리로 쌓이는 탓에 보유 기간이 길수록 불리해진다.
방향을 맞히려 애쓰기보다 기준을 정해 두는 편이 낫다. 다음을 점검해 볼 만하다.
기준을 세웠다면 일정도 함께 보자. 미국의 다음 물가·고용 지표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반도체 주가를 다시 흔들 수 있는 변수다.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에 레버리지로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를 먼저 점검하는 게 실질적이다. 확신이 없다면 방향을 걸기보다 레버리지 비중을 줄여 변동성 노출부터 낮추는 것이 방어적인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