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에 진 빚은 원칙적으로 5년간 청구가 없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지만, 판결로 확정된 채권은 10년으로 늘고 일부 변제나 채무 인정만으로도 시효가 되살아난다. 완성 여부는 한국신용정보원 조회시스템으로 확인하고, 완성됐다면 서면으로 추심 중단을 요청하되 소액이라도 갚아선 안 된다. 소장이나 지급명령을 받았거나 시효 계산이 애매하다면 전문가 상담으로 소멸시효 완성 항변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은행 대출이나 카드 대금처럼 금융회사에 진 빚은 원칙적으로 5년간 아무런 청구가 없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 상행위로 생긴 채권을 5년으로 정한 상법에 따른 것이다. 통신 요금 같은 채권은 3년으로 더 짧다.
다만 "5년이 지났으니 안 갚아도 된다"고 단정하기 전에 확인할 것이 있다. 시효는 조용히 흐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중간에 멈추거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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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시효는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한다. 대출이라면 갚기로 한 날, 즉 변제기가 기준이 된다. 연체로 기한이익을 잃어 채권자가 전액을 청구할 수 있게 된 시점부터 계산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돈을 갚은 날이 언제인지, 계약서상 만기가 언제였는지를 먼저 짚어야 한다.
민법은 소멸시효가 중단되는 사유로 세 가지를 든다. 첫째는 청구다. 채권자가 소송이나 지급명령을 내거나 내용증명으로 독촉하면 시효가 멈춘다. 둘째는 압류·가압류·가처분이다. 셋째는 승인, 곧 채무자 스스로 빚이 있다고 인정하는 행위다.
특히 청구가 판결이나 지급명령으로 확정되면 시효는 그때부터 다시 10년으로 늘어난다. 이미 소송을 당한 적이 있다면 5년이 지났어도 시효가 살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세 가지 중 채무자가 자기도 모르게 걸리기 쉬운 것이 승인이다. 이자 일부를 넣거나, 원금의 일부를 갚거나, "다음 달부터 조금씩 갚겠다"고 약속하는 것 모두 빚을 인정하는 행위로 본다.
문제는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된 빚이라도 이렇게 일부를 갚으면 채무가 되살아난다는 점이다. 추심업체가 완성된 채권을 두고도 소액이나마 받아내려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래된 빚일수록 전화로 얼마라도 입금하라는 요구에 응하기 전에 시효부터 확인해야 하는 까닭이다.
먼저 한국신용정보원의 '채권자변동정보 조회시스템'에서 채권의 이력과 시효 완성 여부를 확인한다. 채권자에게 판결문 등 관련 자료를 요청해 교차로 맞춰 보는 것도 방법이다.
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되면, 그 사실을 서면으로 통보하며 추심 중단을 요청한다. 내용증명으로 남기면 근거가 된다. 여기서 핵심은 절대 일부라도 갚거나 채무를 인정하는 표현을 하지 않는 것이다.
만약 법원에서 지급명령이나 소장이 날아오면 이야기가 다르다. 아무 대응 없이 두면 판결이 확정돼 시효가 10년으로 새로 시작된다. 이때는 정해진 기간 안에 이의신청이나 답변서를 내면서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해야 한다.
추심 연락은 방문·전화·우편·이메일을 모두 합쳐 채권별로 7일에 7회를 넘길 수 없다. 공휴일도 포함된다. 사고나 질병, 가족 사망 등으로 당장 갚기 어렵다면 채권추심자에게 알려 최대 3개월간 한 차례 연락을 멈추게 할 수 있다. 도를 넘는 추심을 당하면 녹취와 문자 등 증거를 모아 금융감독원(1332)에, 위협을 느낄 만큼 긴급하면 경찰(112)에 신고한다.
시효 계산이 애매할 때가 있다. 과거에 소송이나 압류가 있었는지 불확실하거나, 채권이 여러 차례 다른 곳으로 넘어간 경우, 이미 지급명령·소장을 받은 경우가 그렇다. 이 조건이라면 혼자 판단하기보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이나 신용회복 상담 창구의 도움을 받는 편이 현실적이다. 시효 완성 항변은 타이밍을 놓치면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