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 액면분할을 두고 "요청이 오면 검토하겠다"고 했을 뿐 공식 확정 단계는 아니다. 액면분할은 시가총액과 기업가치를 바꾸지 않아 소문만으로 주가가 오를 근거는 약하다. 실제 주가를 가르는 건 연말 주주환원책과 HBM 실적이므로, 소문 단계에서 매수한다면 확인해야 할 기준을 먼저 정해두는 편이 낫다.
최태원 SK 회장은 뉴욕 기자간담회에서 개인투자자 접근성을 위한 액면분할을 묻는 질문에 "요청이 더 오면 당연히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송현종 사장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다만 회사는 "공식 제안을 받은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즉 지금 도는 이야기는 실행 계획이 아니라 가능성에 대한 원론적 답변이다. 분할 비율도, 시점도 정해진 게 없다. 증권가에서는 ADR 상장으로 발행한 물량 소화와 정기주주총회 절차를 감안해 실행이 미뤄질 수 있고, 논의된다면 내년 정기총회 시점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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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에 기대 지금 진입할 때 가장 큰 위험은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을 가능성이다. 검토 발언 이후 매수세가 붙은 상태에서 들어가면, 분할이 무산되거나 시점이 미뤄질 경우 되돌림을 그대로 맞는다.
실제로 SK하이닉스 주가는 변동성이 크다. 8월 중순 기준 150만~170만원대에서 움직였는데, 하루 8% 넘게 반등하는 날도 있었다. 소문 하나에 방향이 크게 흔들리는 구간에서 서두른 매수는 진입 가격을 통제하기 어렵다.
반대로 확정 발표만 기다리면 발표 직후의 단기 수급 상승을 못 잡을 수 있다. 액면분할은 1주 가격을 낮춰 개인 매수 부담을 줄이고 거래를 늘리는 이벤트라, 발표 시점에 기대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상승이 오래가는지는 별개다. 삼성전자는 2018년 50대 1 분할 뒤 거래량이 100배 넘게 늘었지만, 거래가 활발해진 것과 주가가 오르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놓치는 게 '단기 수급'이라면 그 크기를 냉정히 볼 필요가 있다.
핵심은 액면분할이 기업가치를 바꾸지 않는다는 점이다. 분할 전후로 시가총액도, 자본금도, 영업이익도 그대로다. 주식을 잘게 나눌 뿐이다.
주주가 실제로 가져가는 몫을 늘리는 건 따로 있다.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같은 주주환원책과 HBM 사업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이다. 시장이 연말 주주환원책을 진짜 변수로 보는 이유가 여기 있다. ADR 1주가 25만원대인데 국내 보통주는 그 8배 수준이라는 가격 격차가 분할 논의의 배경이지만, 격차 자체가 실적을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정리하면, 지금은 분할 자체보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돈과 그걸 어떻게 나눠주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소문은 방아쇠일 뿐 근거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