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둘째 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서초구가 0.04%, 강남구가 0.02% 내리며 서울 25개 구 중 두 곳만 하락으로 돌아섰다. 8·3 세제개편의 과녁이 된 지역에서 절세성 급매물이 실거래가를 끌어내린 결과여서 아직 추세 하락으로 단정하긴 이르다. 보유자는 급매 호가가 아니라 본인의 보유 기간과 종부세 기준선, 실거주 여부를 기준으로 매도와 보유를 판단해야 한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8월 둘째 주(1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 서초구가 0.04%, 강남구가 0.02% 내렸다. 서초구는 4월 넷째 주, 강남구는 5월 둘째 주 이후 약 14~16주 만의 하락 전환이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는 여전히 0.21% 올랐고, 25개 자치구 가운데 마이너스를 찍은 곳은 이 두 곳뿐이었다.
방향을 가른 건 정부가 8월 3일 내놓은 세제개편안이다. 시가 30억원 이상 주택의 보유세를 올리고, 40억원을 넘는 초고가·비거주 주택은 종합부동산세를 다주택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종부세 과세표준을 정할 때 쓰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지금의 60%에서 2028년까지 최대 80%로 높아진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서초가 정확히 이 정책의 과녁이다.
Photo by rawkkim on Unsplash
이번 하락은 매수세가 사라진 결과라기보다, 급매물 몇 건이 실거래가를 끌어내린 데 가깝다. 압구정현대 10·13·14차 전용 84㎡는 5월 66억원에 신고가를 쓴 뒤 최근 50억원대 호가가 붙었다.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5월 63억원 거래가 8월 6일 53억9000만원에 팔리며 두 달 새 9억원 넘게 빠졌다.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59㎡도 6월 46억원에서 39억원대 매물이 나왔다.
주간 지수는 실제 성사된 거래를 반영한다. 시세보다 수억원 낮은 거래가 한두 건만 신고돼도 지수는 마이너스로 찍힌다. 그래서 이 숫자는 "강남 집값이 무너졌다"기보다, 세 부담을 앞두고 먼저 던진 매물이 통계에 잡힌 것으로 읽는 편이 사실에 가깝다.
지금 하락을 추세로 단정하긴 이르다. 판단을 미룰 근거가 있다. 하락폭이 -0.02~-0.04%로 얕고, 서울에서 마이너스인 구는 두 곳뿐이며, 이번 매물 상당수가 내년까지 한시 유예되는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절세성 매도다.
추세 전환의 신호는 다른 데서 나온다. 급매가 소화된 뒤에도 호가가 계속 내려오는지, 하락이 송파·용산 등 인접 지역으로 번지는지, 거래량이 늘면서 값이 빠지는지를 봐야 한다. 전세도 함께 볼 지표다. 같은 주 강남구 전셋값은 0.03% 내리며 18주 만에 하락했다. 매매와 전세가 동시에 약해지면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
세제개편은 예고됐고 시행 일정도 나와 있다. 40억원 안팎의 초고가 주택을 실거주 없이 보유했다면, 유예 기간을 활용한 매도가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에게 이번 하락은 아직 방향이라기보다 세금 일정이 만든 일시적 흔들림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