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의 9440억원 재산분할 판결에는 확정 다음날부터 연 5%, 하루 약 1억2932만원의 지연이자가 붙는다. 이 5%는 민법이 정한 민사 법정이율이지만, 재산분할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나온 낮은 쪽 숫자다. 개인의 대여금이나 손해배상은 소송을 걸면 대부분 연 12%가 적용돼, 내 채권에 붙는 이자가 5%인지 12%인지부터 구분해야 한다.
지난 7월 24일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노소영 관장 몫으로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면서, 판결 확정 다음날부터 지급을 완료할 때까지 연 5%의 지연이자를 물리도록 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하루에 붙는 이자만 약 1억2932만원, 1년이면 약 472억원에 이른다. 최 회장이 8월 14일 상고 기간 마지막 날 재상고장을 낸 배경에도 이 이자 부담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이율 자체가 아니라 '연 5%'라는 숫자다. 이 5%는 재판부가 임의로 정한 게 아니라 민법 제379조가 정한 민사 법정이율이다. 약정이 따로 없을 때 돈을 갚는 게 늦어지면 붙는 기본 이자율이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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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최 회장 사건에서 5%가 나온 것은 이 다툼이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즉 가사비송 사건이기 때문이다. 재산분할은 법원이 판결로 금액을 정해야 비로소 채무가 확정되는 성격이어서, 소송을 빨리 끝내라고 압박하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의 가중이율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특례법상 연 12%가 아니라 민법상 연 5%가 붙은 것이다.
반대로 개인 간 대여금이나 손해배상 같은 보통의 금전채권은 사정이 다르다. 소송을 제기해 소장 부본이 상대방에게 송달되면,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특례법에 따라 연 12%가 적용된다. 같은 '확정 판결'이라도 사건 성격에 따라 5%와 12%로 갈리는 셈이다.
일반적인 금전채권은 크게 세 구간으로 나눠 이자를 따진다. 갚기로 한 날이 지난 뒤부터 소송을 걸기 전까지는, 계약서에 약정이율이 없다면 민사 연 5%(상거래는 상법상 연 6%)가 적용된다. 소송을 걸어 소장이 송달된 다음날부터는 연 12%로 뛴다.
| 단계 | 적용 이율 | 근거 |
|---|---|---|
| 변제기 이후 ~ 소장 송달 | 연 5%(상사 6%) | 민법 379조·상법 54조 |
| 소장 송달 다음날 ~ 완제 | 연 12% | 소송촉진법 3조 |
| 재산분할 확정 다음날 ~ 완료 | 연 5% | 민법 379조(특례법 미적용) |
표에서 보듯 최 회장 사건의 5%는 셋 중 가장 낮은 쪽이다. 만약 같은 9440억원이 대여금이었다면 소송 단계에서 연 12%, 하루 약 3억1000만원꼴의 이자가 붙었을 것이다. 소송촉진법상 이율은 2019년 6월 15%에서 12%로 낮아진 뒤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받을 돈이 있다면 이자를 결정하는 시점부터 챙겨야 손해가 줄어든다. 실무에서 확인할 것은 대략 이 정도다.
반대로 갚아야 할 처지라면 판단 기준은 단순하다. 대여금·손해배상은 소송이 길어질수록 연 12%가 계속 쌓이므로 조기 변제나 합의가 유리하다. 재산분할처럼 5%만 붙는 사건이라도, 최 회장 사례가 보여주듯 원금이 크면 하루 이자만으로도 부담이 커진다. 이자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다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