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월 3일 내놓은 ISA 개편안이 발표 나흘 만에 대통령의 전면 재검토 지시를 받았고, 여당은 기존 ISA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논란이 됐던 5년 만기 제한과 납입한도 이월 폐지는 지금 여는 계좌에는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다만 아직 국회 심의가 남은 만큼, 지금 가입한다면 최종안 확정 흐름을 지켜보며 납입 계획을 잡는 편이 안전하다.
아직 ISA를 만들지 않았다면 결론부터 짚는 게 낫다. 정부가 8월 3일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내놓은 ISA 손질안은 지금 사실상 후퇴 국면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8월 7일 상황점검회의에서 이 개편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고, 여당은 8월 9일 "기존 ISA는 현행대로 유지하고 새 유형은 선택지로만 추가한다"는 방향을 내놓았다.
그러니 지금 계좌를 열면서 걱정하던 부분, 즉 '가입하자마자 혜택이 깎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당장의 현실은 아니다. 개편안이 노렸던 제약은 아직 법이 되지 않았고, 오히려 되돌리는 쪽으로 논의가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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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안의 핵심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일반 ISA의 계약 기간을 최대 5년으로 묶는 것이다. 지금은 의무 가입 기간(만기) 3년만 채우면 계좌를 계속 연장할 수 있는데, 여기에 상한선을 두겠다는 안이었다.
다른 하나는 납입한도 이월 폐지다. 지금은 한 해 납입한도(연 2,000만 원)를 다 못 채우면 남은 한도를 다음 해로 넘길 수 있다. 개편안은 이 이월을 없애 당해년도 한도까지만 넣게 하려 했다. 목돈이 생겼을 때 몰아서 채우던 직장인일수록 손해가 커지는 구조라, 세대를 가리지 않고 비판이 쏟아졌다.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도 이 반발 위에서 나왔다.
여당이 말한 '현행 유지'가 실제로 지키려는 혜택은 이렇게 정리된다.
먼저 비과세다. 일반 ISA는 계좌에서 난 이자·배당 등 순이익 중 200만 원까지, 총급여 5,000만 원 이하 등 요건을 채운 서민형은 400만 원까지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 이 한도를 넘는 이익도 15.4%가 아니라 9.9%로 분리과세된다. 개편안에서도 이 비과세·저율과세 골격 자체는 건드리지 않았다.
세액공제 연결 고리도 남는다. 만기 자금을 연금계좌로 옮기면 전환액의 10%, 최대 300만 원까지 연금 세액공제 한도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이 구조는 노후 자금을 굴리는 직장인에게 ISA를 여는 실질적 이유 중 하나다.
'혜택이 유지될 전망'이라는 말은 '이미 확정됐다'와 다르다. 세제개편안은 입법예고와 국무회의를 거쳐 정기국회에 넘어가고, 심의 과정에서 문구가 또 바뀔 수 있다. 그래서 지금 가입을 결정한다면 다음 기준으로 나눠 보는 게 현실적이다.
당장 넣을 여윳돈이 있다면 여는 쪽이 유리하다. ISA의 만기 시계는 가입일부터 돌아가기 때문에, 하루라도 일찍 열어 3년을 채워 두면 비과세 만기를 그만큼 앞당길 수 있다. 계좌만 만들고 소액이라도 넣어 두면 이 시계는 시작된다.
반대로 지금 넣을 돈이 없고 제도 확정만 기다리는 상황이라면, 무리해서 한도를 채울 필요는 없다. 이월 폐지가 최종안에서 어떻게 정리되는지, 새로 생기는 '생산적금융 ISA'가 국내 투자 중심의 어떤 조건으로 확정되는지를 본 뒤 판단해도 늦지 않다. 새 유형은 기존 ISA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고를 수 있는 선택지로 붙는 방향이라, 지금 일반 ISA를 여는 선택과 충돌하지도 않는다.
정리하면, '가입 자체'는 서두를수록 만기 시계에서 이득이고, '한도를 언제 얼마나 채울지'는 국회 심의 결과를 보며 조절하는 두 단계로 접근하는 것이 지금 상황에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