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SK에너지·현대오일뱅크의 약 4년간 유가 담합 혐의 심사보고서를 10월 7일 두 회사에 보냈고, 관련 매출 44조 원에 예상 과징금은 최대 4조 원대로 거론된다. 과징금은 국고로 들어가 소비자에게 자동 환급되지 않으며, 정유주에는 일회성 비용이자 고발·시정명령 같은 꼬리표가 더 큰 변수다. 소비자는 유류세 정책과 오피넷 최저가를, 투자자는 전원회의 일정과 최종 의결 내용을 확인하면 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의 유가 담합 혐의를 담은 심사보고서를 10월 7일 두 회사에 보냈다. 관련 매출만 44조 원, 예상 과징금은 최대 4조 원대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 과징금이 내 주유비 할인이나 정유주 급락으로 곧장 이어지지는 않는다. 돈의 흐름을 나눠 보면 소비자와 투자자가 봐야 할 지점이 서로 다르다.

Sora Shimazaki
심사보고서는 수사로 치면 공소장에 가깝다. 공정위 심사관이 두 회사가 2022년 2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약 4년간 휘발유·경유·등유의 입금가와 확정가, 판매정책 같은 정보를 주고받고 판매가를 맞췄다고 보고, 그 판단을 위원회에 제출한 단계다. 공정거래법은 가격을 직접 담합하는 행위뿐 아니라 가격 정보를 교환하는 행위도 제재 대상으로 본다.
다음은 정해진 순서를 밟는다. 두 회사가 보고서를 받고 수 주 안에 반박 의견서를 내면, 전원회의에서 심사관과 회사 양쪽 주장을 듣는다. 그 뒤에야 무혐의, 시정명령, 과징금, 검찰 고발 가운데 결론이 난다. 예상 과징금 4조 원대라는 숫자는 관련 매출 44조 원에 위반 매출의 15~18% 안팎을 적용해 추산한 상한선일 뿐, 지금은 첫 단추여서 실제 부과액이 확정된 게 아니다.
여기서 오해하기 쉽다. 과징금은 국고로 들어가지, 소비자에게 자동으로 환급되지 않는다. 담합으로 더 낸 기름값을 돌려받으려면 따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하는데, 개인이 피해액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
가격이 내려가는 길은 다른 쪽에 있다. 담합이 멈추고 정유사끼리 다시 경쟁하면 공급가가 낮아질 수 있다. 다만 국내 휘발유 가격의 절반가량은 원유값과 무관하게 붙는 유류세라, 담합이 풀린다고 해도 체감 가격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투자자에게 과징금은 일회성 비용이다. 4조 원대가 거론되지만 아직 확정 전이고, 실제 부과액은 심의 과정에서 크게 조정될 수 있다. 중요한 건 금액보다 이 사건이 두 회사에 남길 꼬리표다. 검찰 고발로 이어지면 형사 리스크가 더해지고, 시정명령은 앞으로의 가격 정책을 제약한다.
국내 휘발유·경유 시장은 네 개 정유사가 약 98%를 나눠 갖는 과점 구조이고, 이번에 조사받는 두 회사만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그만큼 결론의 수위가 두 종목을 넘어 업종 전반의 투자 심리로 번질 수 있다. 여기에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이 뒤따르면 과징금과 별개의 비용이 추가될 여지도 있다.
가계가 할 수 있는 현실적 대응은 과징금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오피넷에서 동네 최저가 주유소를 비교하고 알뜰주유소를 활용하는 쪽이다. 담합 뉴스에 기대어 기름값이 곧 내릴 거라 보고 주유를 미룰 이유는 크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