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9월 8일 2028년 첨단 D램 공정에 업계 최초로 High NA EUV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번 분기 주가를 움직이는 목표주가 상향이나 자사주 소각과 달리, 2년 뒤 공정 경쟁력에 관한 장기 재료라 성격이 전혀 다르다. 장기 보유자라면 발표 당일 등락보다 적용 D램 세대·일정, 초기 수율, 경쟁사 대응 속도가 예정대로 채워지는지를 확인 포인트로 삼는 편이 낫다.

삼성전자가 9월 8일 2028년 첨단 D램 제조공정에 업계 최초로 차세대 노광설비 High NA EUV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삼성·하이닉스를 매달 적립식으로 담아온 투자자라면 이 소식의 성격부터 짚는 게 좋다. 이건 이번 분기 실적이나 다음 주 주가를 움직이는 재료가 아니라 2년 뒤 공정 경쟁력에 관한 이야기다.
High NA EUV는 회로를 더 미세하게 새기는 차세대 노광 장비다. 인텔이 먼저 들였고, TSMC는 비용 때문에 2나노·1.6나노까지는 기존 EUV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이 강조한 건 '메모리에 업계 최초'라는 대목이다. 로직·파운드리가 아니라 D램에 먼저 적용해 공정 난이도가 높아지는 미세화 구간에서 앞서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여기엔 장비만 있는 게 아니다. 삼성은 ASML이 주도하는 12인치 포토마스크 컨소시엄에도 참여했다. 마스크를 기존 6인치에서 12인치로 키우면 회로를 나눠 새겼다가 잇는 스티칭 제약이 줄어 팹 생산성이 오르고 칩 제조 비용이 낮아진다는 게 요지다. 공정 경쟁력을 원가 측면에서도 손보려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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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전자를 둘러싼 재료는 결이 다르다. KB증권은 9월 초 목표주가를 60만 원으로 올리며 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공급 부족 장기화를 근거로 들었다. 또 최근 3개년 주주환원 재원을 110조 원으로 가정하면 배당 70조 원에 더해 40조 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이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이런 목표주가 상향과 주주환원은 지금의 수급과 주가를 직접 건드리는 단기 재료다. 반면 High NA EUV는 2028년에 결과가 나오는 공정 투자다. 둘을 같은 저울에 올리면 판단이 헝클어진다. 다만 주주환원 규모는 어디까지나 증권사 추정치이고, 삼성이 확정 발표한 숫자가 아니라는 점은 구분해야 한다. 자사주 소각은 발표되면 곧바로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가에 영향을 주지만, EUV 투자는 성과가 몇 년에 걸쳐 실적으로 확인되는 종류의 재료다.
적립식으로 길게 담는 투자자에게 EUV 뉴스가 주는 함의는 단순하다. 발표 하루 주가에 일희일비할 재료가 아니라, 삼성이 D램 미세화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 한다는 방향성의 확인이다.
방향은 잡혔지만 확정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확정된 사실은 삼성이 2028년 도입을 목표로 ASML과 협력을 강화하고, 2023년 약 1조 원 규모의 공동 R&D 센터 투자를 이미 해뒀다는 것이다. 아직 열려 있는 부분은 실제 양산 시점과 수율, 그리고 그때의 메모리 업황이다. 장비를 먼저 들인다고 이익이 곧바로 늘어난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장기 보유 관점이라면 이번 발표에 비중을 늘리거나 줄일 이유는 크지 않다. 대신 앞으로 실적 발표나 기술 설명회에서 나올 세 가지를 확인 포인트로 삼을 만하다. 첫째 High NA 적용 D램 세대와 일정의 구체화, 둘째 초기 수율과 원가 개선 폭, 셋째 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대응 속도다. 이 신호들이 예정대로 채워지는지 보는 편이, 발표 당일 등락을 좇는 것보다 장기 투자에는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