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9월 23일 5.104%로 19년 만에 최고치를 찍으면서 한국 예금과 채권형 상품 금리도 함께 움직이고 있다. 예금 금리는 5대 은행 3.3~3.4%대까지 올라 반갑지만, 같은 금리 상승이 채권형 펀드에는 단기 평가손 요인이 된다. 유가 반락과 미·이란 협상이라는 변수 속에서 목돈을 넣기 전 만기 분산과 자금 성격을 먼저 따져야 한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9월 23일 5.104%까지 올랐다. 파이낸셜뉴스 보도 기준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의 최고치다. 2년물은 4.889%, 30년물은 5.398%로 함께 뛰었다.
이 숫자가 왜 한국의 예금·채권 상품과 상관있을까. 미 국채금리는 전 세계 안전자산 금리의 기준점이다. 이 기준이 오르면 한국 국고채 금리도 위로 끌려 올라가고, 은행은 그에 맞춰 예금(수신) 금리를 조정한다. 채권형 펀드가 담는 채권의 시세도 이 흐름을 그대로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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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 상승은 이미 예금 이자에 반영되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보도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대표 정기예금 금리는 연 3.30~3.45% 수준이다. SC제일·전북·광주 등 지방은행은 3.65~3.70%대를 내걸었고, 2금융권으로 가면 신협 4.3%, 새마을금고 4.23%, 저축은행 4.02%까지 올라간다.
1년 전만 해도 3% 초반이 흔했던 것과 비교하면 목돈을 굴리는 입장에선 반가운 구간이다. 다만 은행 간 격차가 최대 1%포인트 안팎으로 벌어져 있어, 어디에 넣느냐에 따라 이자가 크게 달라진다.
같은 금리 상승인데 채권형 펀드는 이야기가 다르다. 금리가 오르면 이미 발행된 채권의 가격은 떨어진다. 낮은 이자로 발행된 기존 채권을 사려는 사람이 줄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처럼 금리가 계속 오르는 국면에서는 채권형 펀드의 평가액이 단기적으로 손실을 볼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5년물 국채 입찰 응찰배율이 2.21배로 평균(2.33배)을 밑돌며 채권 약세가 이어졌다. 반대로 금리가 고점을 찍고 내려가기 시작하면, 그때 사둔 고금리 채권은 가격이 오르며 이익이 난다. 문제는 그 고점이 언제인지 아무도 확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번 금리 급등의 한 축은 유가였다. 23일 브렌트유가 배럴당 103달러대로 3.86% 뛰면서 물가 재상승 우려가 금리를 밀어 올렸다. CME 페드워치 기준 10월 추가 금리인상 베팅은 하루 만에 55%에서 66.4%로 급등했다.
그런데 25일 분위기가 바뀌었다. WTI 11월물이 배럴당 92.41달러로 2.33% 내렸다. MBC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협상 재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기대가 배경이다. 시진핑 주석의 방미 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문제를 언급한 것도 겹쳤다.
유가가 안정되면 물가 상승 압력이 줄고, 금리를 더 밀어 올릴 명분도 약해진다. 다만 협상 성사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연준의 10월 인상도 베팅일 뿐 결정된 사실이 아니다. 지금은 금리가 고점 부근이라는 신호와 더 오를 수 있다는 신호가 동시에 나오는 국면이다.
방향이 불확실할 때 유용한 건 예측이 아니라 판단 기준이다.
금리 고점을 정확히 맞히려 애쓰기보다, 언제 필요한 돈인지부터 정리하는 편이 실수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