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올해 5월 말까지 누적 수익률 26.18%, 수익금 약 385조원을 기록했지만 이 성과는 개인 예상 연금액에 자동 반영되지 않는다. 국민연금은 확정급여 방식이라 수급액은 가입기간과 소득으로 정해지고, 수익률은 기금 고갈 시점 같은 제도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준다. 국내주식 목표비중이 14.9%에서 20.8%로 오른 점과 함께, 내 예상 연금액은 전자민원이나 앱에서 직접 확인하는 편이 낫다.
국민연금이 올해 5월 말까지 누적 운용수익률 26.18%, 운용수익금 약 385조원을 기록했다. 국민연금 수익률 현황 자료에 나온 수치로, 1분기 잠정 수익률이 4.42%였던 것과 비교하면 2분기 들어 급격히 뛴 결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반도체주 강세가 국내주식 수익을 끌어올린 영향이 컸다.
숫자만 보면 내가 낸 보험료도 그만큼 불어난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예상 연금액을 조회해 보면 이 수익률이 반영돼 있지 않다. 이유는 국민연금이 굴러가는 방식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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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낸 돈을 굴려 그 성과만큼 돌려주는 개인 계좌가 아니다. 받을 금액이 미리 정해지는 확정급여 방식이다. 노령연금액은 본인의 가입기간, 가입 중 소득, 그리고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시점의 A값(전체 가입자의 최근 3년 평균소득)으로 계산된다.
기금운용본부가 주식으로 얼마를 벌든, 이 계산식에는 수익률 항목이 없다. 그래서 올해 수익률이 26%든 마이너스든 이미 확정된 내 가입 이력이 바뀌지 않는 한 예상 수급액은 거의 그대로다. 반대로 말하면, 시장이 나빠도 내 연금이 그만큼 깎이지는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개인 수급액과 무관하다면 역대급 수익률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답은 제도 전체의 수명이다. 국민연금은 지금 걷는 보험료보다 앞으로 나갈 연금이 많아지는 구조라, 쌓아둔 기금과 그 운용수익으로 시차를 메운다. 수익률이 좋을수록 기금이 바닥나는 시점이 뒤로 밀린다.
즉 이번 성과는 '내 통장'이 아니라 '제도가 버티는 기간'에 반영된다. 반도체 한 해 랠리로 고갈 시점이 몇 년 미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다만 이는 잠정 추정이고, 한 해 수익률만으로 장기 재정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번 국면에서 개인 투자자가 눈여겨볼 대목은 국민연금의 자산 배분 변화다. 국민연금은 지난 5월 28일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올해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5.9%포인트 올렸다. 정책브리핑 발표에 따르면 이는 원래 계획대로라면 국내주식을 대거 팔아야 했던 부담, 이른바 '170조 매도폭탄'을 덜기 위한 조정이기도 하다.
목표비중이 오르면 그 자체로 연기금이 국내 시장에서 순매도보다 순매수 쪽에 설 여지가 커진다. 개인이 곧바로 따라 살 이유는 아니지만, 국내 증시의 큰 수급 주체가 당분간 이탈하지 않는다는 신호로는 읽을 수 있다. 중기 계획상 2027년에도 국내주식 목표비중은 20.8%로 유지된다.
수익률 뉴스에 흔들리기보다 내 실제 숫자를 보는 편이 낫다. 국민연금공단 전자민원 사이트에서 개인 로그인 후 '조회 → 예상연금액 조회'로 들어가면 만 60세 이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볼 수 있다. 모바일이라면 '내 곁에 국민연금' 앱에서 네이버·카카오 인증으로 로그인해 확인하면 된다.
확인할 때 두 가지를 구분하자. 납부 이력이 반영된 '예상연금액 조회'는 실제에 가깝고, 소득·가입기간을 직접 넣어보는 '모의계산'은 가정에 따른 참고치다. 어느 쪽이든 실제 수급액은 받는 시점의 A값과 재평가율에 따라 달라지므로 확정 금액은 아니다.
정리하면 이렇다. 지금 확인해야 할 것은 '기금이 얼마 벌었나'가 아니라 '내 가입기간이 충분한가'다. 수익률은 제도가 버티는 힘이고, 내 연금액을 키우는 건 결국 얼마나 오래, 얼마의 소득으로 냈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