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8월 14일 장중 7000선을 처음 넘었지만, 상승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 쏠린 결과다. 지수가 올랐다고 모든 종목이 오른 것은 아니어서, 지수만 믿고 목돈을 한 번에 넣으면 계좌는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뒤늦게 시작하는 초보라면 적립식으로 시점을 나누고 여유자금·분산·빚 사용 여부를 먼저 점검하는 편이 안전하다.
코스피가 8월 14일 장중 7010.86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 7000선을 넘었다. 며칠 사이 지수가 가파르게 뛰자, 아직 주식을 시작하지 않았거나 막 발을 들인 사회초년생일수록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하나, 이미 늦은 건 아닌가' 하는 고민이 커진다. 결론부터 말하면, 들어갈지 말지보다 지금 지수를 끌어올린 힘이 어디서 나왔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다.
이번 상승은 시장 전체가 고르게 오른 게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를 밀어 올렸고, 외국인 자금이 이 종목들로 몰렸다.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이 워낙 커서, 이들만 오르면 코스피 지수 숫자는 크게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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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가 가장 헷갈리기 쉬운 지점이 여기다. 코스피 7000은 지수가 올랐다는 뜻이지, 모든 종목이 올랐다는 뜻이 아니다. 지수가 반도체 몇 종목에 좌우되는 국면에서는, 반도체가 아닌 종목을 샀다면 지수가 신고가여도 내 계좌는 파랄 수 있다.
중소형주가 많은 코스닥을 보면 흐름이 더 분명하다. 지난달 30일 644.78이던 코스닥 지수가 8월 15일 864.65로 보름 만에 34.1% 급등했는데, 시장에서는 이를 새 재료가 생겨서가 아니라 그동안 많이 빠졌던 종목들이 되돌아온 것으로 본다. 지수 숫자만 보면 시장 전체가 뜨거운 것 같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반도체 쏠림과 낙폭 과대 되돌림이 섞여 있다.
시장의 열기를 보여주는 지표 하나가 신용거래융자 잔고다. 투자자가 빚을 내서 주식을 산 규모인데, 4월 29일 11조506억원까지 치솟았다가 8월 4일 5조8146억원까지 줄었고, 8월 12일 다시 6조2199억원으로 늘었다. 지수가 오르자 이른바 '빚투'가 되살아나는 국면이라는 뜻이다.
신용융자는 오를 때는 수익을 키우지만 내릴 때는 손실을 키우고, 담보가 부족해지면 반대매매로 강제 청산까지 이어진다.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아예 쳐다보지 않는 게 맞다. 오히려 남들이 빚을 내 사는 시점은 열기가 과열로 넘어가는 신호일 수 있어, 초보에게는 속도를 늦출 이유가 된다.
이미 오른 뒤에 들어가는 게 두렵다면, 그 두려움을 줄이는 검증된 방법은 매수 시점을 나누는 것이다. 목돈을 한 번에 넣으면 그날의 가격이 곧 내 평균 단가가 된다. 반면 매달 정해진 금액으로 나눠 사면 비쌀 때는 조금, 쌀 때는 많이 담게 돼 평균 단가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다.
지금처럼 '더 간다'와 '고점이 가깝다'로 전문가 전망마저 엇갈리는 국면에서는, 한 번에 진입해 타이밍을 맞히려 하기보다 적립식으로 시간을 분산하는 편이 초보에게 현실적이다. 개별 종목 하나에 거는 것보다 여러 종목에 나눠 담기는 지수형 상품이 종목 쏠림 위험을 낮춰준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다만 국내 지수형 상품이라도 반도체 비중이 높다는 사실은 알고 시작해야 한다.
목돈이든 적립식이든, 첫 매수 전에 아래를 스스로 점검해두면 뒤늦은 후회를 줄일 수 있다.
지수가 7000을 찍었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숫자를 만든 게 무엇이고 내가 그 등락을 감당할 수 있는가가 초보에게 훨씬 중요한 질문이다. 막차를 놓칠까 하는 조바심은 대체로 좋은 결정을 방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