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금융

부모님 계좌, 사망신고 다음 날 자동으로 막힌다

9월 11일부터 사망신고를 하면 다음 날 고인 명의의 예금 인출·대출·카드결제 등 금융거래가 전 금융권 4890개사에서 자동 차단된다. 이는 사망 확인까지 최대 두 달 걸리던 공백을 없애 대포통장 악용을 막으려는 조치다. 차단은 자동이지만 자동납부 변경, 긴급자금 예외 인출, 상속 재산 조회는 유가족이 순서대로 챙겨야 한다.

부모님 계좌, 사망신고 다음 날 자동으로 막힌다

9월 11일, 사망신고 다음 날이면 끝난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계좌 정리가 늦어져 마음 졸인 경험이 있다면 이번 변화가 반갑다. 2026년 9월 11일부터 사망신고를 하면 그 다음 날 고인 명의의 금융거래가 자동으로 막힌다.

핵심은 '자동'이다. 유가족이 은행마다 찾아다니며 거래 중지를 신청하지 않아도, 신용정보원과 금융회사가 차단 절차를 알아서 처리한다. 금융위원회와 행정안전부, 금융감독원, 신용정보원이 함께 '사망자 명의 금융거래 신속차단 시스템'을 가동하는 방식이다.

왜 지금 바뀌나

elderly parent bank passbook documents

RDNE Stock project

문제는 그동안 생긴 시간 공백이었다. 기존에는 사망신고 기한이 한 달인 데다 행안부의 사망자 정보 공유도 월 1회에 그쳐, 금융회사가 사망 사실을 확인하기까지 최대 두 달이 걸릴 수 있었다. 게다가 정보는 일부 은행에만 전달돼 사각지대가 컸다.

이 공백이 범죄에 악용됐다. 사망자 계좌가 이른바 대포통장으로 쓰이거나 명의를 도용한 인출이 벌어졌다. 감사원이 2017년 이 문제를 지적했을 당시 사망자 명의로 이뤄진 출금은 45만2684건, 금액으로는 3375억원에 달했다. 그 지적이 나온 지 9년 만에 시스템이 갖춰진 셈이다.

새 방식에서는 행안부가 사망자 정보를 매일 한 차례 제공하고, 금융회사는 대면·비대면 거래 과정에서 거래자의 사망 여부를 실시간으로 조회한다. 사망이 확인되면 그 자리에서 거래를 막는다.

무엇이 막히고, 무엇은 되나

적용 범위가 넓어진 점이 눈에 띈다. 기존 일부 은행 중심에서 은행·보험·카드·증권·저축은행·상호금융을 아우르는 전 금융권 4890개사로 확대됐다.

차단되는 거래는 사실상 대부분이다. 예금 인출은 물론 대출 실행, 신용카드 결제, 보험금 수령, 주식 거래, 모바일뱅킹과 ATM 이용까지 고인 명의로 이뤄지는 거래가 막힌다.

다만 예외가 있다. 사망자 계좌로 돈을 입금하는 것은 허용된다. 상속인이 받아야 할 돈이나 정산 대금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비나 장례비처럼 급히 필요한 돈은 기존 '예외 인출' 제도를 통해,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제출하고 병원·장례식장에 직접 이체하는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다.

사망신고 이후 확인 순서

차단이 자동이라도, 유가족이 챙겨야 할 일은 남는다. 순서대로 정리하면 이렇다.

첫째, 자동이체와 자동납부를 점검한다. 고인 명의 계좌에서 빠져나가던 공과금이나 보험료가 차단으로 미납되지 않도록, 납부 계좌나 방법을 미리 바꿔 두는 편이 안전하다.

둘째, 긴급 자금이 필요하면 예외 인출 제도를 이용한다. 장례비 등은 앞서 설명한 절차로 인출할 수 있으니, 전액이 묶였다고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셋째, 상속 재산을 조회한다. 고인이 어떤 금융회사에 어떤 자산과 빚을 남겼는지는 금융감독원의 '상속인 금융거래조회 서비스'나 행정안전부의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로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거래 차단과 상속 조회는 별개의 절차라는 점을 기억해 두면 좋다.

사업체가 있다면 미리

한 가지 더 짚을 대목은 사업을 하던 가족의 경우다. 사업 자금이 고인 명의 계좌에 묶여 있으면 거래가 차단된 뒤 자금 흐름이 끊길 수 있다.

거래처 대금 지급이나 급여 지급이 걸려 있다면, 상황이 예견되는 경우 미리 자금 이전이나 계좌 정리를 준비해 두는 편이 현실적이다. 이번 제도는 부정 인출을 막는 데 초점이 있는 만큼, 정상적인 자금 흐름은 유가족이 능동적으로 챙겨야 하는 구조다.

출처

  1. 사망신고 다음 날부터 금융거래 차단…전 금융권 4890개사 적용
  2. 감사원 지적 9년만에…'사망자 금융거래' 11일부터 신속차단
  3. 두 달 걸리던 사망자 금융거래 차단, 유가족 신고 다음날 즉시 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