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5일 추첨된 로또 1237회 1등 23명 중 14명이 자동, 9명이 수동으로 나왔다. 자동 당첨자가 많은 건 자동의 확률이 높아서가 아니라 전체 판매의 60% 이상이 자동이기 때문으로, 두 방식의 1등 확률은 814만분의 1로 같다. 확률이 같은 만큼 재테크 관점에서는 인기 번호 쏠림을 피하는 정도와 절반에 그치는 기댓값을 따져보는 것이 실제 판단 지점이다.
8월 15일 추첨된 로또 1237회에서 1등 당첨자는 23명이 나왔다. 이 가운데 자동으로 산 사람이 14명, 수동으로 고른 사람이 9명이었다. 1등 한 명이 받는 금액은 12억1493만원, 당첨번호는 10·20·23·34·37·40, 보너스는 36이었다.
2등은 75명이 각각 6209만원을 받았고, 1등 배출점 23곳 중 서울에서만 3곳이 나왔다. 숫자만 보면 자동이 수동보다 당첨에 유리한 것처럼 읽힌다. 하지만 이 해석은 절반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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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에 당첨될 확률은 약 814만분의 1(1/8,145,060)이다. 이 숫자는 번호를 기계에 맡기든 직접 고르든 달라지지 않는다. 45개 숫자 중 6개를 뽑는 추첨은 완전한 무작위여서, 특정 조합이 다른 조합보다 잘 나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즉 '자동 14명, 수동 9명'이라는 결과는 자동의 확률이 높다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회차마다 자동이 많을 때도, 수동이 많을 때도 있다. 한 회차의 숫자를 확률로 착각하면 안 된다.
답은 판매 비율에 있다. 최근 통계를 보면 로또 구매의 60% 중반이 자동, 30%대가 수동, 나머지 3% 안팎이 반자동이다. 애초에 자동으로 사는 표가 수동의 두 배 가까이 되니, 당첨자 중에도 자동이 더 많이 나오는 것이 자연스럽다.
비유하자면 이렇다. 파란 공이 640개, 빨간 공이 330개 든 통에서 몇 개를 꺼냈더니 파란 공이 더 많았다고 해서, 파란 공이 '잘 뽑히는 공'인 것은 아니다. 처음부터 파란 공이 더 많았을 뿐이다.
확률이 같아도 실질적인 차이가 하나 있다. 당첨금을 나눠 갖는 문제다.
사람이 직접 번호를 고르면 생일·기념일 탓에 1~31 사이 숫자나 특정 조합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만약 그런 인기 조합이 당첨되면, 같은 번호를 고른 사람이 많아 1등 당첨금을 여럿이 쪼개게 된다. 자동은 이런 편향이 없어 남들과 겹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당첨 확률이 아니라 '당첨됐을 때 얼마를 받느냐'에서 자동이 조금 유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재테크 독자가 따질 지점이 나온다. 로또 판매액 가운데 당첨금 재원으로 돌아가는 몫은 대략 절반이다. 1000원짜리 한 게임을 사면 통계적으로 기대되는 환급은 500원 안팎이라는 얘기다. 나머지 절반은 복권기금 등으로 빠진다.
이 구조에서 로또는 사면 살수록 기댓값이 마이너스인 상품이다. 자동이냐 수동이냐를 고민하는 것보다, 로또를 무엇으로 볼지가 먼저다. 매주 소액으로 재미와 기대를 사는 정도라면 문제될 게 없다. 다만 자산을 불리는 수단으로 접근한다면, 814만분의 1 확률과 절반짜리 기댓값을 감안할 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정리하면 자동과 수동의 당첨 확률은 같다. 차이는 인기 번호를 피하느냐 정도이고, 그마저도 당첨을 전제로 한 이야기다. 번호 뽑는 방식을 고르는 데 쓰는 고민을, 매달 로또에 얼마를 쓸지 정하는 데 돌리는 편이 지갑에는 더 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