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8월 13일 외국 조선사에 미 군함 최대 2척 건조를 일시 허용하자 한화오션 주가가 다음 날 5.73% 급등했지만, 이는 발주나 계약이 아니라 기대감 단계의 행정명령이다. 2척 이후 미국 건조 강제와 기술 이전 조건이 붙어 국내 조선소가 가져갈 지속 물량과 수익 주도권은 제한적일 수 있다. 추격매수를 고민한다면 '허용'과 '계약'을 구분하고, 재료가 실적으로 확정되는 시점과 진입 비중부터 점검하는 것이 순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3일(현지시간) 외국 조선사에 미 군함 건조를 열어주자, 다음 날 한화오션 주가가 오전 한때 5.73% 올라 9만 5,900원에 거래됐다. 방산·조선 테마를 지켜보던 사람이라면 지금이라도 올라타야 하나 싶을 만한 흐름이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건 발주도, 계약도 아니다. 본국에서 미 군함을 지을 수 있게 '일시적으로 허용'한 행정명령이다. 무엇이 실제로 바뀌었고 무엇이 아직 기대에 머물러 있는지부터 갈라 보는 게 추격매수를 고민하는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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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세 가지다. 외국 조선사가 본국에서 미 해군 함정을 최대 2척까지 지을 수 있게 했고, 그 근거로 번스-톨레프슨법에 국가안보 면제를 적용했다. 대신 2척 이후 모든 선박은 미국 조선소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여기에 미국 인력을 고용·훈련하고, 본국 조선소의 기술을 미국으로 이전하며, 미국 공급망을 쓰라는 요구가 붙는다. 트럼프는 이를 초기 물량은 해외에서 빠르게 확보하고 기술은 미국으로 옮기는 '핀란드 모델'이라고 표현했다. 즉 문을 연 방식 자체가 조건부다.
한국 기업 중 이 조건을 채우는 곳은 한화오션이 사실상 유일하다. 2024년 12월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했고, 호주 방산 조선사 오스탈의 미국 사업까지 최대 12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상태다. 미국 내 생산 거점을 갖췄다는 점이 이번 조건과 맞아떨어진다.
그래서 거제 조선소에서 미 군함을 건조할 가능성이 거론되며 주가가 반응했다. 다만 여기까지는 '가능성'이라는 단어가 계속 따라붙는다는 데 주의할 필요가 있다.
확정된 계약이나 발주는 아직 없다. 미 국방부가 90일 안에 함정 획득 계획을 제출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게다가 이번에 열린 문은 최대 2척이다. 두 척은 회사의 한 해 실적을 좌우할 규모라기보다 물꼬를 트는 성격에 가깝다.
더 큰 그림은 한미 관세 협상에서 나온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 협력 구상, 이른바 MASGA다. 다만 이 물량이 어떻게 배분될지는 정해지지 않았고,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같은 후보로 거론된다. 큰 파이가 있다는 것과 그 파이가 한 회사 몫이라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하루 만의 급등은 대개 기대를 미리 반영한 결과다. 재료가 실제 계약으로 확정되는 과정에서 오히려 되돌림이 나올 수 있다. 조건부 구조도 부담이다. 2척 이후 미국 건조가 강제되고 기술 이전이 요구되는 만큼, 국내 조선소가 장기적으로 가져갈 물량과 수익 주도권은 제한될 수 있다.
정리하면 오른 것은 주가이고, 확정된 것은 '허용'까지다. 이 둘을 같은 것으로 읽으면 판단이 어긋난다.
재료가 아직 '허용'에 머무는 국면에서 하루 급등에 전량 올라타는 것은, 기대를 확정으로 착각하는 흔한 실수다. 계약 실체가 공시로 확인될 때까지 진입 비중을 나누는 편이 이런 조건에서는 현실적인 대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