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설과 '5단 중복상장' 논란으로 6월 최고가 대비 약 45% 급락했다.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총 2위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주가 지수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해 개별주 급락이 지수 ETF·연금펀드 수익률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직접 투자가 아니어도 보유 펀드의 반도체 편입 비중과 종목 중복을 확인해 쏠림 위험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짧은 기간에 크게 미끄러졌다. 보도에 따르면 6월 24일 사상 최고가인 298만7000원을 찍은 주가는 8월 14일 164만5000원까지 약 45% 내렸고, 8월 15일에는 하루에만 10% 안팎 급락했다. 방아쇠는 실적이 아니라 지배구조 이슈였다.
핵심은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설이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SSD 사업을 인수해 세운 미국 법인으로, SK하이닉스가 지분 100%인 중간 지주사를 거쳐 지배한다. 여기서 다시 상장을 추진하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5단 중복상장"이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SK㈜에서 SK스퀘어, SK하이닉스로 이미 층층이 상장된 구조 아래 또 한 겹을 얹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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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게 하이닉스 주주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 2위다.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8월 초 기준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 SK하이닉스 세 종목의 합산 시총이 코스피 전체의 48.95%를 차지했다. 지수의 절반 가까이가 사실상 반도체 대형주 몇 개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코스피200을 따라가는 ETF나 연금저축 펀드는 이 비중을 그대로 담는다. 그래서 코스피가 사상 최고 수준을 오가는 국면이라도, 하이닉스가 급락하면 그 하락분이 지수와 지수펀드 수익률에 비례해 반영된다. 지수가 올랐다고 내 펀드가 반드시 같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지수를 끌었고 무엇이 눌렀는지가 수익률을 가른다.
전문가 평가는 갈린다. 토스증권은 이번 상장설을 "기존 SK하이닉스 주주에게 불리한 이슈"로 봤다. 지금까지 하이닉스의 실적과 기업가치에 포함됐던 낸드·eSSD 사업이 상장으로 별도 법인이 되면, 그 성장성의 과실이 쪼개지면서 기존 주주 몫이 줄 수 있다는 논리다.
반론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를 단순한 자회사 중복상장이 아니라 인수 자금을 회수하고 후속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성격으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어느 쪽이 맞을지는 실제 상장 구조와 조건이 나와야 판단할 수 있다. 다만 지분이 여러 상장사로 갈릴수록 모회사 주주의 몫이 희석될 위험이 있다는 우려 자체는 이번 급락에서 시장이 먼저 반응한 부분이다.
개별 종목을 사지 않았어도 확인해볼 지점이 있다.
쏠림은 지수가 오를 때는 수익을 키우지만, 이번처럼 대형주 하나가 흔들릴 때는 위험도 함께 키운다. 내 펀드가 무엇으로 채워져 있는지 아는 것이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