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수출이 1209억 달러로 월간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그 절반에 가까운 603억 달러가 반도체였다. 반도체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만큼 코스피200을 담은 인덱스 투자도 사실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쏠려 있다. 내 ETF·펀드의 두 종목 합산 비중을 직접 확인하고, 목표에서 벗어난 만큼만 조정하는 기준을 세워두는 게 좋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9월 수출이 1209억4000만 달러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였다고 밝혔다. 월간 수출이 1200억 달러를 넘은 건 처음이다. 이 기록의 절반은 반도체가 만들었다. 반도체 수출만 603억 달러로 전체의 49.9%를 차지했고, 1년 전보다 262.8% 늘었다. 1~9월 누적 수출도 8145억 달러에 이르러, 산업부는 1조 달러 돌파 시점을 11월 말에서 12월 초로 내다봤다.
이 숫자는 곧장 증시로 옮겨붙었다. 같은 날 코스피는 1.95% 오른 6971.35로, 코스닥은 4.48% 뛴 894.29로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2.79%, SK하이닉스가 3.21% 오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수출 호황이 반도체 대형주를 통해 내 계좌로 연결되는 경로다. 다만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5484억 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이 3345억 원을 사들여 지수를 떠받쳤다. 상승을 이끈 주체가 갈렸다는 점도 함께 봐둘 만하다.

Joshua Mayo
문제는 쏠림의 크기다. 코스피 지수 자체가 이미 반도체 쪽으로 기울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이 코스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들어 빠르게 커졌다.
| 시점 | 코스피 | 두 종목 합산 비중 |
|---|---|---|
| 1월 27일 | 5000선 | 36.3% |
| 5월 26일 | 8000선 | 48.8% |
| 6월 2일 | 8800선 | 52.5% |
연초 36%였던 비중이 상반기 중 52%까지 올라섰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나 ETF를 담았다면, 이름은 분산 투자라도 실제로는 이 두 종목에 절반 안팎을 베팅한 셈이 된다. 지수가 신고가를 써도 반도체 밖 종목은 체감이 덜한 현상도 여기서 비롯된다.
막연한 불안 대신 숫자를 보면 된다. 점검은 세 단계로 충분하다.
첫째, 보유한 ETF·펀드의 상위 구성종목을 연다. 운용사 상품 페이지나 월간 운용보고서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비중이 적혀 있다. 둘째, 그 비중에 따로 산 반도체 개별주를 더한다. 인덱스 안의 반도체와 직접 산 반도체가 중복되는 경우가 흔하다. 셋째, 전체 주식 자산에서 반도체와 그 장비·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몇 퍼센트인지 한 줄로 적어본다. 이 한 줄이 내 포트폴리오의 실제 체온이다.
호황기에는 잘 오른 자산의 비중이 저절로 커진다. 이때 필요한 건 예측이 아니라 기준이다.
처음 정한 목표 비중이 있다면, 지금 거기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본다. 반도체 목표를 30%로 뒀는데 50%가 됐다면, 초과분을 다른 자산으로 옮기는 리밸런싱을 검토할 때다. 반대로 목표 자체가 없었다면 지금이 그 기준을 처음 세울 시점이다. 월급쟁이에게 맞는 방식은 대개 단순하다. 분기나 반기마다 비중을 점검하고, 목표에서 일정 폭 이상 벗어났을 때만 조정하는 것이다.
수출이 사상 최대라는 뉴스는 반도체의 실적은 설명해줘도, 내 계좌의 적정 비중까지 정해주지는 않는다. 호황은 누리되, 한 종목군에 자산의 미래가 통째로 묶이지 않도록 선을 긋는 일은 결국 투자자 본인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