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2월 제당 3사의 설탕 담합에 과징금 4083억원을 부과했고, 밀가루·전분당 담합도 제재·심의 단계에 올랐다. 담합은 가공식품 원재료 단계에서 일어나 장바구니 전반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지만, 제재가 곧 소비자가격 인하를 뜻하지는 않는다. 돌려받을 환급이 없는 만큼 확정 사실과 조사 중 사안을 구분하고, 단위가격 비교로 체감 부담을 관리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2월 제당 3사의 설탕 가격 담합에 과징금 4083억원을 물렸다. 그런데 마트에서 산 설탕값이 그만큼 떨어졌다고 느낀 사람은 드물다. 담합 제재와 장바구니 가격은 생각만큼 바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식료품 지출을 줄여보려는 가계라면 담합이 가격에 반영되는 경로부터 짚는 게 먼저다. 어디까지가 확정된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조사 중인지 구분하면, 지금 당장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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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밀가루, 전분당은 소비자가 직접 자주 사기보다 가공식품·음료·제과제빵·외식의 원재료로 더 많이 쓰인다. 담합은 기업 간 원재료 거래 단계에서 일어나고, 그 비용이 과자·빵·라면·음료 가격에 얹혀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식료품과 외식비는 가계 소비에서 적지 않은 자리를 차지한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기준으로 식료품·비주류음료와 음식·숙박을 합치면 소비지출의 30% 안팎이다. 원재료 담합이 넓게 퍼지면 장바구니 전반을 조금씩 끌어올리는 구조다.
문제는 시차다. 원가 상승은 비교적 빠르게 소비자가에 반영되지만, 담합이 적발돼 과징금이 부과돼도 이미 오른 가격이 저절로 내려오지는 않는다.
확정에 가장 가까운 것은 설탕이다.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제당 3사(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는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약 4년간 기업 간 설탕 거래에서 가격 인상·인하 시기와 폭을 합의했고, 여기에 과징금 총 4083억원이 부과됐다. 이들 3사는 국내 설탕 시장의 약 89%를 쥐고 있고, 2007년에도 같은 혐의로 제재받은 전력이 있다.
밀가루와 전분당은 단계가 다르다. 공정위는 국내 밀가루 시장의 88%를 차지하는 7개 제분사의 담합 혐의를 심의해 제재 절차를 밟았고, 과징금은 6710억원대로 보도됐다. 전분당 담합도 올해 7월 심의 결과가 나왔다. 다만 세부 확정 금액과 처분 내용은 공정위 의결서로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 품목 | 과징금 | 단계 |
|---|---|---|
| 설탕 | 4083억원 | 제재 확정(2월) |
| 밀가루 | 6710억원대(보도) | 심의·제재 절차 |
| 전분당 | 역대 최대 규모 | 심의 결과 발표 |
숫자만 보면 식료품 담합 과징금은 올해만 1조8000억원대로 집계됐다. 다만 이 돈은 기업이 내는 벌이지,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환급이 아니다.
정부와 여당은 5년 안에 두 번 이상 담합한 기업에 대해 공정위가 등록취소나 영업정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 1차 적용 대상은 안전·에너지·환경 등 17개 업종이고, 식품·양곡가공업은 여기서 빠졌다.
이를 식품·양곡 분야까지 넓히려는 식품위생법·양곡관리법 개정안이 10월 국회에 발의됐다. 법이 통과돼도 해당 기업이 곧바로 문을 닫는 것은 아니다. 공정위 요청과 소관 기관의 처분 절차를 거쳐야 하고, 적용 시점과 요건도 더 정해져야 한다. 가능성과 확정은 구분해서 볼 대목이다.
담합 제재로 가격이 내려오길 기다리는 건 통제할 수 없는 변수다. 대신 같은 품목 안에서 단가를 비교하는 습관이 체감 부담을 줄인다.
이번 담합 사건에서 소비자가 당장 돌려받을 돈은 없다. 바꿀 수 있는 건 구매 기준이다. 확정된 설탕 제재와 아직 진행 중인 밀가루·전분당 사안을 구분해 두고, 가격표의 총액이 아니라 단가를 보고 고르는 쪽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