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일 코스피는 장중 15거래일 만에 7000선을 회복했다가 오후에 무너져 6,954.52로 마감했고, 유가 급등이 뉴욕증시까지 함께 끌어내렸다. 매달 정액을 넣는 적립식 투자자에게 하락 국면은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수량을 사 평균단가를 낮추는 구간이기도 하다. 멈출지 이어갈지는 투자 기간, 자금의 성격, 하락의 원인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게 감정적 대응을 막는 방법이다.
9월 8일 코스피는 장중 7,171.52까지 올라 15거래일 만에 7000선을 되찾았다. 그러나 오후 들어 상승분을 반납하고 6,954.52로 마감했다. 전일 대비 0.58% 하락, 7000선 안착에는 다시 실패했다.
반전의 계기는 오후에 전해진 중동 소식이었다. 예멘 반군의 사우디 에너지시설 공격 소식이 나오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지정학 리스크가 투자심리를 식혔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98달러 선까지 올라 100달러를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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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뉴욕증시도 내렸다. 다우지수는 1.18% 하락했다. 두 시장을 동시에 누른 것은 유가 그 자체라기보다 그 뒤에 오는 물가와 금리였다.
유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더 오래, 더 높게 유지하거나 올릴 수 있다. 마침 미국은 9월 10~11일 물가 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었고, 앞서 나온 강한 고용지표는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자극했다. 유가 급등 → 인플레 우려 → 금리 부담이라는 고리가 두 시장을 함께 끌어내린 셈이다.
다만 모든 업종이 같이 빠진 것은 아니다. 반도체는 AI 인프라와 메모리 수요 기대로, 원전주는 미국 투자 기대로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지수 하락과 개별 업종의 사정은 다르게 움직였다.
여기서 매달 정해진 금액을 넣는 적립식 투자자의 입장은 목돈을 한 번에 넣는 사람과 다르다.
적립식은 정해진 날 정해진 금액을 넣는다. 가격이 오를 때 몰려 사는 추격매수와는 반대 방향이다. 같은 10만 원이라도 지수가 높을 때는 적은 수량을, 낮을 때는 많은 수량을 사게 된다. 그래서 하락 국면은 적립식 투자자에게 매수 단가를 낮추는 구간이 되기도 한다. 지수가 빠졌다는 사실만으로 손해가 확정되는 것은 목돈을 넣어둔 경우이지, 앞으로도 계속 사들이는 사람에게는 이야기가 다르다.
이 원리 때문에 적립식에서 가장 경계할 일은 흔히 반대로 나타난다. 오를 때 신나서 금액을 늘리고, 빠질 때 무서워서 멈추는 것. 이러면 비쌀 때 많이 사고 쌀 때 안 사는 결과가 된다.
그렇다고 모든 하락에 무조건 계속 넣으라는 뜻은 아니다. 멈출지 이어갈지는 감이 아니라 다음 세 가지로 따져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세 가지가 모두 '장기·여유자금·매크로 충격'을 가리킨다면 적립을 이어가는 쪽이 적립식 원리에는 부합한다. 반대로 곧 써야 할 돈이거나 담고 있는 종목의 실적 자체가 흔들린다면, 지수 방향과 무관하게 점검이 필요하다.
하락장에서 가장 비싼 실수는 대개 계좌를 열어 본 그날의 기분으로 내리는 결정이다. 미리 정한 금액과 날짜, 그리고 위 세 기준을 정해두면, 유가 뉴스 한 줄에 매수 버튼을 눌렀다 뗐다 할 이유가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