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는 회사가 사들이는 매입에서 멈추지 않고 영구히 없애는 소각까지 가야 발행주식 수가 줄며 주당순이익과 주주가치가 실제로 개선된다. 2026년 3월 시행된 개정 상법은 취득한 자기주식을 원칙적으로 1년 이내 소각하도록 해, 매입이 사실상 소각을 전제로 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공시를 볼 때는 소각 여부와 시점·규모, 그리고 보통주냐 우선주냐 하는 대상 주식까지 확인하는 것이 판단의 핵심이다.

기업이 자사주를 산다는 공시가 뜨면 흔히 호재로 읽는다. 하지만 주주가치가 실제로 올라가는지는 그다음 한 단어에 달려 있다. 소각이다.
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들이는 것까지다. 이 주식을 소각하지 않고 회사가 그대로 들고 있으면, 언제든 다시 시장에 팔릴 수 있다. 잠재적인 매도 물량이 남아 있는 셈이라 장기 주가에는 불확실성으로 작용한다.
소각은 그 주식을 영구히 없애는 것이다. 발행주식 수 자체가 줄어든다. 이익을 나눠 갖는 주식 수가 줄어드니 주당순이익(EPS)과 주당순자산(BPS)이 개선되고, 남은 주주의 몫이 커진다. 시장이 단순 매입보다 '소각 계획'을 더 눈여겨보는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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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는 이 구분이 제도로 못 박혔다. 2026년 3월 6일 공포·시행된 3차 개정 상법은 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을 원칙적으로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소각하도록 했다.
예외가 없지는 않다. 임직원 보상이나 경영상 목적으로 자사주를 활용해야 하면, 회사는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서를 작성하고 매년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보유하거나 처분할 수 있다. 법 시행 전에 쌓아둔 기존 자사주는 시행일로부터 1년 6개월 안에 소각해야 한다. 승인 없이 소각하지 않으면 해당 이사 개인에게 5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과거에는 매입만 하고 소각은 미루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매입이 사실상 소각을 전제로 하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한 걸음 더 들어가면 '어떤 주식을' 소각하는지도 봐야 한다. 삼성전자가 좋은 예다. 삼성전자는 보통주 대신 우선주 소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보통주를 소각하면 삼성생명·삼성화재 같은 금융계열사의 지분율이 10% 규제선을 건드려 그룹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소각'이라도 대상이 보통주냐 우선주냐에 따라 내 주식에 미치는 효과가 다르다. 공시 제목의 '소각' 두 글자만 보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참고로 삼성전자는 3분기에만 30조 원의 배당을 결정했고, 연간 환원 규모는 90조~110조 원에 이른다. 배당과 소각이 함께 커지는 국면이라는 점은 기억해둘 만하다.
자사주 관련 공시가 떴을 때 순서대로 짚어보면 판단이 쉬워진다.
정리하면, 자사주 소각 뉴스는 반가운 신호지만 자동 호재는 아니다. 매입에서 멈추지 않고 소각으로 이어지는지, 그 소각이 언제·얼마나·어떤 주식을 대상으로 하는지까지 확인해야 내 지분의 실제 가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