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5.561%로 24년 만에 최고를 찍으며 채권·주식·환율·예금이 각기 다른 속도로 반응하고 있다. 채권형 펀드는 즉각 평가손, 성장주는 밸류에이션 부담, 원화 약세와 외국인 매도로 국내 증시도 눌리는 반면 예금금리는 시차를 두고 오른다. 보유 펀드의 성격과 돈 쓸 시점을 기준으로 점검하되, 2년 이상 둘 돈이면 적립식은 유지하는 편이 낫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9월 29일 5.561%까지 올랐다. 2002년 6월 이후 24년 만의 최고치다. 10년물도 5.241%로 2007년 이후 가장 높다. 유가가 배럴당 108달러 근처까지 뛰고,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올릴 확률이 CME 페드워치 기준 70%를 넘기면서 국채 매도가 다시 붙은 결과다.
금리 하나가 왜 내 계좌까지 오냐면, 미국 장기금리는 전 세계 돈값의 기준점이기 때문이다. 이 기준이 올라가면 채권, 주식, 환율, 예금이 각각 다른 속도로 반응한다. 순서대로 짚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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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즉각적인 타격은 채권형 펀드다. 금리가 오르면 새로 발행되는 채권이 더 많은 이자를 주기 때문에, 낮은 금리에 발행된 기존 채권의 가격이 떨어진다. 펀드가 담고 있는 채권 값이 내려가니 펀드 기준가도 함께 내려간다.
만기가 긴 채권을 담은 펀드일수록 낙폭이 크다. 미국 장기채나 국내 장기 국고채 펀드를 들고 있다면 최근 평가액이 마이너스로 보일 수 있다. 다만 이건 팔아야 확정되는 손실이고, 만기까지 들고 가면 표면금리는 그대로 받는다는 점은 구분해야 한다.
주식형 펀드는 경로가 한 단계 더 있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을 당겨와 평가하는 성장주·기술주의 밸류에이션이 먼저 눌린다. 지금 버는 돈보다 몇 년 뒤 이익 기대로 값이 매겨진 종목일수록 할인율 상승에 민감하다.
여기에 수급이 겹친다.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은 9월 28일 1,365원대에 마감했고,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3조 원 넘게 순매도했다.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이 주식을 팔면 지수가 눌리고, 국내 주식형 펀드 성적도 같이 빠진다.
시장금리가 뛰면 예금금리도 곧 오를 것 같지만 시차가 있다. 예금금리는 은행의 조달 비용과 정책금리, 경쟁 상황을 반영해 움직여서 시장금리 급등을 한 박자 늦게 따라간다.
그래서 지금 만기가 돌아오는 예금이 있다면, 재예치 전에 금리를 다시 비교할 값어치가 있다. 반대로 이미 낮은 금리로 장기 예금을 묶어뒀다면 중도해지 손실까지 따져야 하므로 성급하게 깨는 건 대개 손해다.
경로를 알았으면 대응은 단순하다. 다음만 확인하면 된다.
무리하게 바꾸지 말아야 할 기준도 분명하다. 적립식 펀드는 값이 내릴 때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좌수를 사는 구조라, 하락 국면에서 납입을 멈추면 평균단가를 낮출 기회를 스스로 버리는 셈이다. 당장 쓸 돈이 아니고 투자 기간이 2년 이상 남았다면, 금리 뉴스에 맞춰 적립을 중단하거나 목돈을 한꺼번에 빼는 건 근거가 약하다.
바꿔야 할 때는 따로 있다. 6개월~1년 안에 써야 할 목돈이 주식형 펀드에 들어가 있다면, 이번처럼 변동성이 커진 국면에서 예금이나 단기 상품으로 옮겨 두는 편이 안전하다. 목적과 시점이 대응을 결정하지, 금리 숫자 자체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