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거품을 경고하며 법을 고쳐서라도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83주 연속 올랐고 전셋값은 12년여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거품 경고는 정책 신호일 뿐, 대규모 공급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려면 3~4년이 걸려 당장의 수급을 바꾸지 못한다. 매수를 미루거나 서두르기 전에 대출 상환 여력, 실거주 기간, 전세와 매매의 총비용을 자신의 재무 상황에 대입해 봐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부동산 거품을 방치할 수 없다"며 "필요하면 법과 제도를 고쳐서라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급 대책과 함께 대출 규제, 토지거래허가제를 나란히 꺼내 들었다.
그런데 시장 지표는 경고와 반대로 움직인다.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9월 첫째 주 기준 83주 연속 올라, 과거 최장 기록(85주) 경신을 앞두고 있다. 서울 전셋값 상승률은 12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뛰었다.
배경에는 '공급 절벽' 논란이 있다. 대통령도 "2022년부터 공급 절벽이 발생했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대규모 공급을 예고했지만, 착공에서 입주까지는 통상 3~4년이 걸린다. 지금 발표된 물량이 실제 집이 되어 나오는 시점과, 당장의 전세·매매 수요 사이에 시차가 크다는 뜻이다.
시장이 한 방향인 것도 아니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강남3구는 매매가가 내려 압구정동 등에서 20억~30억원대 인하 매물이 나온다. 이데일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강남구 매물의 절반가량이 10년 이상 장기 보유 물건이었다. 오르는 곳과 내리는 곳이 갈리고, 규제 속에 장기 보유자마저 처분에 나서는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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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거품 경고를 '이제 곧 떨어진다'는 신호로 읽으면 판단이 흔들리기 쉽다. 경고는 정책 의지의 표현이지, 가격을 즉시 끌어내리는 조치가 아니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짚는 것은 순서다. 공급 절벽은 전세 시장을 먼저 자극하고, 전셋값이 오르면 매매가를 밀어 올리는 도미노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지금 전세가 먼저 튀는 흐름이 그 경로와 맞닿아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오른다'로 받아들일 근거도 약하다.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는 수요를 누르는 힘이고, 강남권 조정처럼 지역별로 다른 신호도 나온다. 방향을 단정하기보다, 경고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지금은 예측이 어렵다는 사실 자체를 전제로 삼는 편이 안전하다.
집값 방향을 맞히는 것보다 확실한 건 내 재무 상태다. 매수를 미루든 서두르든, 다음을 먼저 대입해 보는 게 순서다.
예를 들어 소득의 40%가 원리금으로 나가는데 실거주 계획이 3년뿐이라면, 값이 오르든 내리든 거래비용과 이자 부담이 수익을 갉아먹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상환 여력에 여유가 있고 오래 살 집이라면, 단기 등락은 판단에서 비중을 낮춰도 된다.
이 조건들이 대체로 충족된다면, 거품 경고 한 문장에 계획을 접을 이유는 크지 않다. 반대로 상환 여력이 빠듯하고 실거주 기간이 짧다면, 값이 더 오를 것 같다는 조바심만으로 서두르는 것도 위험하다. 시장 전망은 엇갈려도, 이 판단 기준은 누구에게나 같은 방식으로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