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한 달 개인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에 5조8000억원을 쏟아부었지만, 7월 31일 예탁금 규제가 앞당겨 시행되자 첫날부터 대거 빠져나갔다. 이 이탈은 확신이 꺾여서라기보다 현금 3000만원이 있어야 살 수 있게 된 제도 변화의 영향이 크다. 레버리지는 횡보만 해도 복리로 손실이 불어나는 구조여서, 추가 매수나 손절을 정하기 전에 보유 목적부터 다시 볼 필요가 있다.

7월 한 달 동안 개인투자자는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7종에 4조2386억원,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 7종에 1조6119억원, 합쳐서 5조8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주가가 빠질수록 더 담는 흐름이었다. 그런데 7월 31일 규제가 시행된 첫날, 개인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에서 5879억원,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에서 2156억원을 순매도하며 방향을 틀었다.
이 '개미 이탈'을 심리 변화로만 읽으면 절반만 본 것이다.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고, 그것도 주식·채권 같은 대용증권은 빼고 현금만 인정하도록 바꿨다. 거래 단위도 1주에서 20주로 키웠다. 당초 8월 이후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던 것을 7월 31일로 앞당겼다. 신규는 물론 추가 매수 문턱이 하루아침에 높아진 것이다.

Alesia Kozik
같은 기간 기관은 반대로 움직였다.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 5조1713억원, 삼성전자 상품 2조2671억원, 합계 7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개인이 사들인 규모를 기관이 그대로 받아 판 셈이다.
외국인은 조금 결이 달랐다. 레버리지 상품 자체는 개인을 따라 1조5837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정작 본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합쳐 수십조원 규모로 팔아치웠다. 방향에 크게 베팅하기보다 위험을 줄이는 쪽이었다. 8월 초 들어 반도체주가 반등하자 외국인이 본주를 다시 사들이기 시작했는데, 이건 앞으로의 흐름을 확정하는 신호라기보다 그 시점의 수급 변화로 보는 편이 맞다.
왜 이 상품이 위험한지는 숫자가 보여준다. 개인이 몰리던 하락 구간에 삼성전자 주가는 24.33%, SK하이닉스는 19.49% 내렸다. 그런데 같은 기간 KODEX 삼성전자레버리지는 48.44%, KODEX SK하이닉스레버리지는 45.60% 빠졌다.
| 종목 | 기초자산 하락 | 레버리지 ETF 하락 |
|---|---|---|
| 삼성전자 | -24.33% | -48.44% |
| SK하이닉스 | -19.49% | -45.60% |
단순히 두 배여서가 아니다. 레버리지 상품은 하루 수익률의 두 배를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어, 오르내림이 반복되면 복리로 원금이 깎인다. 기초자산이 10% 내린 뒤 10% 오르면 실제로는 1% 손실인데, 두 배 상품은 4% 손실이 난다. 이 차이가 쌓이면 손실이 기초자산의 단순 두 배를 넘어선다. 방향을 맞혀도 횡보만 길어지면 녹는다는 뜻이라, 오래 들고 갈수록 불리하다.
추가 매수나 손절을 정하기 전에 스스로 확인할 기준은 이렇다.
첫째, 보유 목적이 며칠짜리 방향 베팅인지 장기 투자인지다. 레버리지는 구조상 장기 보유에 맞지 않는다. 반도체 업황을 길게 좋게 본다면 레버리지가 아니라 본주가 그 생각에 더 맞는 도구다.
둘째, 물타기 계획이 규제와 충돌하는지다. 이제 현금 3000만원이 계좌에 있어야 추가 매수가 되므로, 평단가를 낮추려던 계획이 막힐 수 있다. 이 조건에서 감당 가능한 손실 범위를 먼저 정하는 게 순서다.
셋째, 본주 반등과 레버리지 회복을 같은 것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올라도, 그동안 변동성으로 깎인 레버리지 상품은 본주만큼 빠르게 제자리로 오지 않는다. 기초자산 전망과 내 레버리지 계좌의 손익은 분리해서 판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