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8월 21일 최대 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발표했지만 24일 주가는 장 초반 6%대 급락했다. 국내 상장사 사상 최대 규모인데도 한발 앞서 발표한 SK하이닉스보다 환원 방식이 보수적이어서 기대에 못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저가 매수를 고민한다면 10월 공개될 자사주 소각 규모와 반도체 실적 흐름을 확인한 뒤 나눠서 접근하는 편이 안전하다.

삼성전자는 8월 21일 이사회에서 최대 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의결했다. 국내 상장사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기존 최대치였던 2020년 20조원의 다섯 배에 이른다.
그런데 발표 뒤 첫 거래일인 8월 24일, 주가는 장 초반 6%대까지 빠졌다. 오전 한때 전 거래일보다 4.97% 내린 26만7500원에 거래됐고, 낙폭이 5.33%까지 커지기도 했다. 배당을 더 챙겨주겠다는 발표에 오히려 매물이 쏟아진 셈이다.
이유는 규모가 아니라 방식에 있었다. 삼성전자는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에게 돌려주는 기존 기준을 그대로 유지했다. 여기에 장기계약 선수금과 임직원 주식보상분을 먼저 떼어낸 뒤 남은 재원을 나눠주기로 했다. 시장 일각에서 기대하던 숫자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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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대상이 있었다는 점도 컸다. 앞서 8월 19일 SK하이닉스는 이사회에서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을 의결했다. 이 역시 국내 상장사 최대 규모다.
핵심은 환원 기준을 '잉여현금흐름의 50% 범위 내'에서 '50% 이상'으로 올린 대목이었다. 취득한 자사주는 3개월에 걸쳐 사들인 뒤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50% 이상'으로 못을 박은 SK하이닉스와, '50%'를 유지하며 공제 항목까지 둔 삼성전자가 나란히 놓이자 삼성 쪽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비쳤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급락한 24일, SK하이닉스 주가는 보합에서 소폭 상승세를 지켰다. 같은 반도체 대장주인데도 시장의 온도가 갈렸다.
다만 급락을 곧 악재로 읽을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이 숫자로 늘어난 것 자체는 나쁠 게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렇다면 눌린 지금이 기회일 수도 있다. 뛰어들기 전 순서대로 확인할 지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환원의 실체다. 삼성전자는 10월에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방식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발표한 총액이 실제 자사주 소각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는 이때 드러난다. 소각은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는 만큼, 배당보다 주가에 직접적이다.
둘째는 본업 실적이다. 환원 재원은 결국 반도체가 벌어들이는 돈에서 나온다. HBM 같은 고부가 메모리 공급이 실적으로 확인되는지, 파운드리 적자 폭이 줄어드는지가 다음 분기 실적에서 확인할 지점이다.
셋째는 배당수익률이다. 주가가 빠진 만큼 같은 배당이라도 수익률은 올라간다. 내가 사려는 가격에서 기대 배당이 예금 금리와 비교해 매력적인지 따져보는 편이 감이 아니라 기준으로 판단하는 길이다.
반도체 업황은 회복 기대와 고평가 논란이 함께 도는 국면이다. 어느 방향이 맞을지 지금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럴 때는 한 번에 목표 금액을 넣기보다 몇 차례로 나눠 사는 편이 변동성 부담을 줄인다.
예를 들어 사려는 금액을 서너 번에 나눠 일정 간격으로 매수하면, 급락이 더 이어져도 평균 단가를 낮출 여지가 생긴다. 반대로 10월 구체안이 시장 기대를 넘어서면 그때 비중을 더할 수도 있다.
정리하면, 이번 급락은 환원 규모보다 방식에 대한 실망에 가깝다. 사상 최대라는 헤드라인만 보고 서두르기보다, 10월 발표와 실적 확인이라는 두 관문을 지켜보며 분할로 접근하는 것이 지금 조건에서는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