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8월 13일 한국투자금융지주를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번은 회사 주인이 바뀌는 인수 절차로, 정상 매각에서는 보험료와 보장 등 기존 계약 조건이 그대로 승계돼 계약자가 당장 잃는 것은 없다. 다만 예금자보호 한도인 회사별 5,000만원과 보유 증권·약관을 지금 점검해 두면 이후 어떤 절차가 오더라도 대응이 쉽다.

산업은행은 8월 13일 한국투자금융지주를 KDB생명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이 들고 있는 KDB생명 보통주 약 1억1632만 주, 지분율로는 99.75%다. 지난 7일 마감한 본입찰에는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한화생명, 흥국생명 세 곳이 참여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증권과 자산운용은 있지만 보험 계열사가 없었다. 인수 뒤 약 1조원의 자본을 넣는다는 계획이 알려진 것도 그 연장선이다. KDB생명은 2014년 첫 매각 시도 이후 여섯 차례 무산됐고, 이번이 일곱 번째다.

RDNE Stock project
계약자가 가장 먼저 확인할 점은 이번 일이 회사가 부실해서 벌어진 게 아니라는 것이다. 주인이 바뀌는 매각과 회사가 무너지는 파산은 계약자에게 전혀 다른 사건이다.
정상적인 매각에서는 보험계약이전제도에 따라 보험료, 보험금, 보장 내용 같은 기존 조건이 새 회사로 그대로 넘어간다. 이미 맺은 계약은 회사가 아니라 계약 자체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법 139조는 회사의 합병이나 보험계약 이전을 금융위원회 인가 사항으로 정해 두고 있다. 계약자 동의 없이 조건을 불리하게 바꿀 수 없도록 한 장치다.
실제 사례도 이 원칙을 따라왔다. 과거 오렌지라이프가 신한금융에,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에 인수됐을 때도 기존 계약의 보장과 보험료는 그대로 유지됐다. 새 주인은 지분을 넘겨받아 회사를 경영할 뿐, 이미 팔린 보험의 약속을 임의로 줄일 수 없다. 오히려 자본이 두툼한 곳으로 넘어가면 회사의 지급 여력이 나아지는 쪽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예금자보호 한도인 회사별 5,000만원이 실제 쟁점이 되는 건 이번 같은 매각이 아니라 회사가 청산 위기에 몰릴 때다. 최근 가입자 약 125만 명을 둔 MG손해보험이 매각 무산 뒤 청산 기로에 선 사례가 그런 경우다. KDB생명 인수는 성격이 다르다.
당장 할 일은 없지만, 절차가 길게 이어지는 만큼 서류를 정리해 두면 마음이 편하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최종 인수가 아니다. 앞으로 추가 실사, 가격·자본확충 협상, 주식매매계약 체결,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남아 있어 마무리까지 시간이 걸린다.
결정을 서두를 이유는 없다. 새 조건이 나온다면 그것은 금융위 인가를 거쳐 계약자에게 공식 통지될 사안이지, 지금 계약을 해지하거나 새 상품으로 옮겨 대응할 일은 아니다.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계약자가 체감할 변화는 회사 이름과 안내 창구 정도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