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보증금 증액분을 대출로 메울 때의 이자와 월세로 돌릴 때의 비용은 모두 증액분에 비례하므로, 전월세전환율과 전세대출 금리를 비교하면 어느 쪽이 싼지 바로 갈린다. 2026년 10월 기준 법정 전환율 상한은 기준금리 3.0%에 2%포인트를 더한 5.0%인데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는 4% 안팎이라, 갱신 계약에서는 대출이 조금 유리한 경우가 많다. 다만 신규 계약의 전환율은 협상으로 더 높아질 수 있고 월세는 세액공제와 보증금 반환 위험 축소라는 이점이 있으니, 대출 한도와 금리, 자금 여력을 함께 따져야 한다.

전세 보증금이 수천만 원 뛰었는데 채워줄 현금이 없다면 길은 사실상 둘이다. 증액분만큼 전세대출을 더 받거나, 그 돈을 월세로 돌리거나. 어느 쪽이 쌀지는 전월세전환율과 전세대출 금리라는 두 숫자의 크기 비교로 거의 결정된다.
최근 전셋값은 다시 오르는 중이다. 한 경제지 보도를 보면 서울 2분위(하위 20~40%) 전세 평균은 올 1월 4억5429만 원에서 9월 5억108만 원으로 10.3% 올랐다. 보증금 3억 원 이하에 쓰는 버팀목 전세대출 같은 정책자금의 문턱을 넘어서는 세입자가 그만큼 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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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전환율은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적용하는 연 환산 비율이다. 공식은 단순하다. 월세 = 보증금 × 전환율 ÷ 12.
법으로 상한도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전환율 상한을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2%포인트를 더한 값(단 연 10% 이내)으로 묶는다. 기준금리가 2026년 8월 3.0%로 오른 지금은 상한이 5.0%다. 다만 이 상한은 기존 계약을 갱신할 때만 강제력이 있고, 신규 계약의 전환율은 시장에서 협상으로 정해져 6%를 넘기도 한다.
구조는 이렇다. 보증금 증액분을 대출로 메우면 매달 '증액분 × 대출금리 ÷ 12'만큼 이자를 낸다. 같은 돈을 월세로 돌리면 매달 '증액분 × 전환율 ÷ 12'를 낸다. 두 비용 모두 증액분에 똑같이 비례하므로, 결국 대출금리와 전환율 중 어느 쪽이 낮은지가 승부를 가른다.
숫자로 보면 분명해진다. 증액분이 5천만 원이라고 하자. 2026년 10월 현재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는 주택금융공사 집계 기준 대체로 3.9~4.4%, 약 4% 안팎이다.
| 증액분 5천만 원 처리 | 적용 비율 | 월 부담 | 연 부담 |
|---|---|---|---|
| 전세대출로 충당 | 4.2% | 17.5만 원 | 210만 원 |
| 월세 전환(법정 상한) | 5.0% | 20.8만 원 | 250만 원 |
| 월세 전환(신규 협상) | 6.0% | 25.0만 원 | 300만 원 |
갱신 계약이라면 전환율 상한(5.0%)보다 대출금리(약 4%)가 낮아 대출이 월 3만 원쯤 싸다. 신규로 6% 전환율을 제시받으면 격차는 월 7만 원 이상으로 벌어진다. 반대로 받을 수 있는 대출금리가 전환율보다 높아지는 상황이라면 계산은 뒤집힌다.
한 가지 더 짚을 점이 있다. 전세대출은 보통 만기에 원금을 한꺼번에 갚는 이자 상환식이라 매달 나가는 돈이 이자뿐이다. 월세도 매달 나가는 순수 비용이니, 두 방식은 '매달 얼마가 빠져나가는가'라는 같은 저울에 바로 올려 비교할 수 있다. 원금을 나눠 갚는 대출이라면 월 상환액이 더 커지므로 이 전제는 달라진다.
이자와 월세만 비교하고 끝내면 두 가지를 놓친다.
하나는 세금이다. 무주택 세대주이고 총급여 8천만 원 이하라면 월세는 세액공제 대상이다.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는 17%, 그 위는 15%를 돌려받고 한도는 연 1천만 원이다. 조건에 맞으면 월세의 실부담이 그만큼 낮아진다. 전세대출 이자에도 원리금 상환액 소득공제가 있지만 공제 방식과 한도가 다르다.
다른 하나는 보증금 반환 위험이다. 월세로 돌리면 전세금에 묶이는 목돈이 줄어 전세사기나 역전세 상황에서 떼일 수 있는 금액도 함께 줄어든다. 금리 차이가 크지 않다면 이 위험 축소가 선택을 가르는 변수가 되기도 한다.
정리하면 이렇게 갈린다.
목돈을 마련할 수 있고 그 집의 보증금 반환 여력이 확실하다면, 전세를 유지(증액)하는 쪽이 대체로 월 비용이 낮다. 전세를 유지한다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이 가능한 집인지도 함께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목돈은 없지만 전세대출 한도와 금리가 나오고 그 금리가 상대의 전환율보다 낮다면, 대출로 전세를 지키는 편이 낫다.
전세대출 한도가 막혔거나, 제시된 전환율이 대출금리보다 낮거나, 보증금을 떼일 위험이 커 보이는 집이라면 월세 전환이 현실적이다. 결정 전에 적용 전환율, 받을 수 있는 대출금리, 월세 세액공제 해당 여부를 각각 숫자로 적어 비교하면 감이 아니라 금액으로 답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