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누적 기준 전국 전월세 월세 비중이 68.3%로 역대 최고를 찍으며 수도권 아파트도 절반을 넘었다. 전세와 월세는 보증금 규모가 달라 '한 달 실부담'으로 환산해야 비교되며, 핵심은 전세대출 금리와 전월세전환율의 대소다. 기준금리 3.0% 기준 법정 전환율 상한 5.0%와 전세대출 금리 4~5%를 자기 보증금·대출 한도에 대입해 따져야 한다.

재계약을 앞두고 집주인이 "이번엔 반전세나 월세로 돌리자"고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KB주택시장 리뷰에 따르면 2026년 2월 누적 기준 전국 전월세 거래의 월세 비중은 68.3%로 역대 최고였고, 수도권 아파트만 봐도 50.7%로 절반을 넘었다.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 비중은 1년 새 40%에서 49%로 올랐다.
이유는 한쪽이 아니다. KB는 임대 물량 부족, 전세자금대출 규제 강화, 갭투자 금지, 신규 입주 물량 감소를 함께 꼽는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를 고르고 싶어도 매물 자체가 줄어든 셈이다.

https://kaboompics.com/
전세 2억 원과 월세 70만 원 중 뭐가 싼지 바로 답하기 어려운 건, 둘의 보증금 규모가 다르기 때문이다. 전세는 목돈이 묶이고, 월세는 매달 현금이 나간다. 비교하려면 둘을 '한 달에 실제로 드는 돈'으로 바꿔야 한다.
전세의 월 부담은 보증금을 어떻게 마련했느냐에 달렸다. 전세대출로 조달했다면 매달 내는 이자가 곧 월 부담이다. 월세의 월 부담은 매달 내는 월세에, 월세 보증금을 묶어둔 데 따른 기회비용을 더한 값이다.
복잡해 보이지만 순서는 단순하다.
예를 들어 전세 2억 원과 '보증금 2천만 원·월세 70만 원'을 견준다고 하자. 두 계약의 보증금 차액 1억8천만 원을 연 4.5% 전세대출로 조달하면 이자는 연 810만 원, 월 67만5천 원이다. 이 경우 전세 쪽 월 부담이 월세 70만 원보다 조금 낮다. 반대로 같은 조건에서 월세가 60만 원이라면 월세가 유리해진다.
이 비교를 한 줄로 줄이면 이렇다. 전세대출 금리가 전월세전환율보다 낮으면 전세가, 높으면 월세가 유리하다.
지금 숫자를 대입해보자.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8월에 연 3.0%로 올랐고,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전월세전환율의 법정 상한은 기준금리에 2%포인트를 더한 5.0%다. 실제 시장 전환율은 이보다 높게 형성되는 경우도 있다. 반면 전세대출 금리는 대체로 연 4~5% 수준이다. 대출이 나온다는 전제라면, 산술적으로는 전세가 유리한 구간에 있는 셈이다. 다만 이 수치는 계약 시점마다 달라지므로 그때의 금리와 전환율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같은 원리라도 보증금 규모에 따라 답이 갈린다.
목돈이 있거나 전세대출 한도가 넉넉하다면 전세의 월 부담을 낮추기 쉽다. 전세금 대부분을 낮은 금리로 조달할수록 월세보다 유리해진다. 여기에 전세보증보험료(대략 연 0.1~0.2%)를 더해도 균형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반대로 가진 목돈이 적고 대출 한도마저 빠듯하다면, 억지로 전세금을 채우느라 고금리 신용대출까지 끌어 쓰는 순간 전세의 이점은 사라진다. 이때는 보증금을 낮춘 월세가 현금 흐름 면에서 더 안전할 수 있다. 전세금을 떼일 위험(깡통전세)이 걱정되는 물건이라면, 숫자가 비슷할 때 월세로 기울 이유가 하나 더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