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330원대까지 내려오며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미 중간선거 직후 달러가 약해진 데다 한미 금리차 축소와 경상수지 흑자가 겹친 흐름이다. 환율이 내리면 이미 보유한 해외주식의 원화 평가액은 줄지만, 새로 환전하거나 해외주식을 사려는 사람에게는 달러가 싸진 국면이라 입장에 따라 유불리가 갈린다. 저점을 맞히려 하기보다 한 번에 바꿀지 나눠 바꿀지를 정하고 정기 적립으로 평균 환율에 대응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원/달러 환율이 1,330원대까지 내려왔다. 배경은 한 가지가 아니다. 구조적으로는 한미 금리차가 좁혀지고 역대급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며 원화에 강세 압력이 쌓여 있었다. 올해 9월 초에는 1년 11개월 만에 1,330원대에 진입했고, 7월 초 1,559원대 고점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220원 넘게 내렸다.
여기에 최근 변수가 더해졌다. 미국 중간선거 직후 달러가 두 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원화 강세가 다시 부각됐다. 다만 원화 강세가 계속될지는 전망의 영역이다. 반도체·자동차 같은 수출기업에는 이익을 줄이는 요인이라 한 방향으로만 흐른다고 보기는 어렵다.
같은 환율 하락도 입장에 따라 반대로 읽힌다. 이미 미국 주식을 들고 있다면 달러값이 떨어진 만큼 원화로 환산한 평가액이 줄어든다. 반대로 앞으로 환전하거나 해외주식을 살 사람에게는 달러를 싸게 사는 국면이다.

Mikhail Nilov
해외주식의 원화 수익은 두 가지로 쪼개진다. 주가가 올라서 생기는 수익과, 환율이 움직여서 생기는 환차손익이다. 미국 주가가 그대로여도 달러가 약해지면 원화로 바꾼 금액은 줄어든다. 반대로 환전을 앞둔 사람에게는 같은 원화로 더 많은 달러를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환율이 1,400원일 때 1만 달러어치 미국 주식을 샀다고 하자. 주가가 그대로인 채 환율만 1,330원으로 내리면 원화 평가액은 1,400만 원에서 1,330만 원으로, 주가와 무관하게 약 70만 원이 줄어든다. 같은 시점에 환전을 앞둔 사람은 반대로 1,400만 원으로 더 많은 달러를 확보한다. 그래서 '주가가 올랐는데 왜 원화 수익이 시원찮지?'라는 의문은 대개 환율에서 나온다. 보유 중이라면 주가 수익과 환차손익을 나눠 보는 게 먼저다.
해외주식을 ETF로 담는다면 상품 유형도 함께 봐야 한다. 환노출형은 환율 변동이 수익에 그대로 반영되지만, 상품명에 H가 붙은 환헤지형은 환율 영향을 줄이는 대신 헤지 비용이 든다. 환율까지 수익으로 보려는지, 주가만 보려는지에 따라 선택이 갈린다.
환전 방법은 크게 둘이다. 지금 수준이 충분히 낮다고 보면 한 번에 바꾸는 선택이 있다. 환율이 더 내리지 않는다면 이득이지만, 반대로 더 내리면 그만큼 아쉬워진다. 결국 지금 환율에 베팅하는 방식이다.
나눠서 바꾸는 방법은 여러 번에 걸쳐 조금씩 환전해 평균 환율로 맞추는 쪽이다. 저점을 못 맞혀도 고점에 몰아서 바꾸는 최악은 피한다. 어느 쪽이든 환전 수수료와 은행·증권사의 환율우대 조건을 먼저 확인하는 게 실익에 직접 영향을 준다. 우대율에 따라 체감 환율이 달라진다.
환율의 저점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미리 알 수 없다. 그래서 예측에 기대기보다 규칙을 정해 두는 편이 낫다. 다음 기준이 도움이 된다.
정리하면, 환율이 내린 지금은 환전·매수를 준비하는 쪽에 유리한 국면인 건 맞다. 하지만 '여기가 바닥'이라는 확신으로 한 번에 몰아넣기보다, 쓸 시점과 금액에 맞춰 나눠 대응하는 편이 환율을 맞히려는 시도보다 실수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