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은 현금이든 자사주든 지급되는 순간 근로소득에 합산돼 누진세율로 과세된다. 자사주는 받는 시점의 종가로 세금이 정해지기 때문에, 이후 주가가 떨어져도 세금은 그대로 남는다는 점이 현금과 가장 다르다. 그래서 세후 실수령액을 먼저 확정하고 비상금·부채·투자 순으로 배분한 뒤, 자사주를 바로 팔지 들고 갈지 마지막에 결정하는 순서가 안전하다.

성과급을 현금과 자사주로 나눠 받았다면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세금이다. 국세청은 성과급을 근로 제공의 대가로 보고, 현금이든 주식이든 근로소득에 합산해 누진세율을 매긴다. 자사주로 받는다고 세금이 유예되거나 줄지 않는다.
규모가 크면 세율 구간이 확 올라간다. 한 시뮬레이션에서 연봉 1억원에 성과급 6억원을 더한 총급여 7억원은 42% 구간에 들어가 결정세액이 약 2억4,700만원으로 계산됐다. 성과급 상당 부분이 세금으로 빠진다는 뜻이다.

Tima Miroshnichenko
자사주 성과급의 취득가액은 받는 날의 종가로 정해진다. 세금도 그 종가를 기준으로 계산된다. 문제는 세금을 주식이 아니라 현금으로 내야 한다는 점이다. 주식을 팔기도 전에 세금 낼 현금이 먼저 필요하다.
여기에 주가 위험이 얹힌다. 지급일 종가로 세금은 이미 확정됐는데, 그 뒤 주가가 내려가면 손에 쥔 가치는 줄어도 낸 세금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회사에 따라 일부 물량은 일정 기간 팔 수 없는 이연·매도제한이 걸리기도 한다. 실제로 SK하이닉스 노사는 성과급의 60%를 자사주로 주되 그중 일부는 이연 지급하는 방식에 잠정 합의했다.
한 가지 위안은 매도 차익 쪽이다. 국내 상장주식은 소액주주라면 팔아서 남긴 차익에 양도소득세가 붙지 않는다. 종목당 보유액이 대주주 기준을 넘길 정도가 아니라면 여기서 추가 세금 걱정은 크지 않다. 다만 보유하는 동안 받는 배당에는 배당소득세가 붙는다.
목돈이 들어오면 소비 계획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순서를 정해두면 실수가 줄어든다.
먼저 세후 실수령액을 확정한다. 명목 성과급이 아니라 세금과 4대 보험을 뺀 실제 통장 금액이 기준이다. 그다음 비상금이다. 생활비 3~6개월치를 예금이나 파킹통장처럼 바로 꺼낼 수 있는 곳에 둔다. 이 돈이 있어야 투자 손실이 나도 자산을 급하게 팔지 않는다.
세 번째는 고금리 부채 상환이다. 카드론이나 마이너스 통장처럼 이자율이 높은 빚은 어지간한 투자 기대수익보다 확정적으로 손해다. 이걸 먼저 없애는 편이 낫다. 투자는 그다음이다. 비상금과 고금리 부채를 정리하고도 남는 돈으로 하는 게 순서다.
자사주를 바로 팔지 보유할지는 취향이 아니라 조건으로 판단하는 게 낫다. 아래를 하나씩 확인해 보면 결정이 쉬워진다.
자산이 한 회사에 쏠려 있고 세금 낼 현금도 빠듯하다면, 매도가 가능한 물량은 일부라도 현금화해 세금과 비상금부터 채우는 편이 현실적이다. 반대로 비상금과 세금 재원이 이미 있고 회사 전망에 확신이 있다면 계획을 세워 나눠 파는 것도 방법이다. 어느 쪽이든 '한 회사에 얼마까지 걸어둘지'를 정해두고 그 선을 넘기지 않는 게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