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백화점 3사가 2분기 영업이익 50% 이상 개선으로 나란히 역대급 실적을 냈다. 다만 이 성적표는 외국인 관광객과 명품·VIP 소비가 견인한 것으로, 내수 소비가 살아났다는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 실적 뉴스에 소비를 맞추기보다 여름 지출 항목을 내 현금흐름 기준으로 점검할 시점이다.
올해 상반기 롯데·신세계·현대 백화점 3사가 나란히 역대급 성적표를 내놨다. 2분기에는 세 곳 모두 백화점 부문 영업이익이 50% 넘게 뛰었다. 신세계는 상반기 총매출 2조170억 원으로 반기 기준 최대치를, 롯데백화점은 2분기 매출 8912억 원으로 2분기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숫자만 보면 소비가 확 살아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월급 통장을 들여다보면 체감이 다르다. 이 간극이 어디서 오는지 먼저 짚어야, 실적 뉴스에 휩쓸려 지출 판단이 흔들리는 일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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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실적의 주된 동력은 국내 일반 가계의 소비가 아니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과 명품 수요, 그리고 핵심 점포 리뉴얼 효과가 겹쳤다.
규모를 보면 성격이 분명해진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외국인 매출이 1년 새 120% 늘어 전체 매출의 29%를 차지했고, 신세계도 외국인 매출이 120% 증가했다. 더현대 서울의 외국인 매출 신장률은 134%에 달했다. 반면 내수 소비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외국인 특수가 그 공백을 메웠다는 분석이 함께 나온다.
정리하면, 백화점 실적은 '한국인이 지갑을 활짝 열어서'가 아니라 '외국인과 고액 자산가 중심으로' 만들어진 숫자에 가깝다. 매출이 늘어도 명품·VIP 위주라면, 일반 소비자의 씀씀이가 회복됐다는 증거로 보긴 이르다.
문제는 이런 헤드라인이 만드는 착시다. '역대 최대 실적' '소비 회복' 같은 문구는 나도 지출을 늘려도 괜찮다는 신호처럼 읽히기 쉽다.
하지만 실적을 만든 소비층과 월급쟁이의 처지는 다르다. 외국인 관광객의 명품 구매나 VIP의 큰손 소비가 늘었다고 해서, 고정 소득으로 사는 가계의 여력이 함께 늘어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명품·프리미엄 매대가 잘 팔린다는 소식은 매장 진열과 마케팅을 그쪽으로 더 밀어붙이게 한다. 지금은 '남들도 쓰니까'라는 분위기에 지출을 맞추기보다, 내 현금흐름을 기준으로 삼기 좋은 시점이다.
7~8월은 휴가·냉방비·경조사가 겹쳐 카드값이 튀기 쉬운 구간이다. 실적 뉴스에 흔들리기 전에 아래를 먼저 확인해 두면 도움이 된다.
백화점의 최대 실적은 경기의 한 단면일 뿐, 내 가계의 형편을 대신 말해 주지 않는다. 지표가 좋을수록 소비를 부추기는 메시지도 많아진다. 남의 매출 성적표보다 내 통장의 잔액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