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금융거래법 제9조는 해킹으로 부정 취득한 접근매체로 생긴 사고를 금융사 배상책임 대상으로 두지만, 이용자의 고의·중과실이 약관에 사전 약정돼 있으면 책임이 이용자에게 넘어갈 수 있다. 즉 보상은 자동이 아니라 '누구의 과실이냐'를 다투는 과정이어서, 사고 직후 확보한 기록이 결과를 좌우한다. 이상 거래 캡처와 신고 시각을 남기고, 합의가 안 되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30일·60일 절차)과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118)를 순서대로 활용할 수 있는지 점검하자.
금융권을 겨냥한 연쇄 해킹이 수사로 번지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피해 시스템을 전자금융기반시설로 볼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사건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주거래 금융사를 쓰는 사람에게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내 계좌나 정보에 실제로 이상이 생겼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느냐다.
결론부터 말하면 보상은 자동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대부분 "누구의 과실이냐"를 다투는 과정에서 결정되고, 그 다툼의 증거는 사고 직후 며칠 안에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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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금융거래법 제9조는 세 가지 사고에 대해 금융회사나 전자금융업자가 손해를 배상하도록 정한다. 접근매체(공인인증서·보안카드·OTP 등)가 위조·변조돼 생긴 사고, 거래 지시가 전자적으로 전송·처리되는 과정에서 생긴 사고, 그리고 해커가 전산망에 불법 침입해 부정하게 얻은 접근매체로 일으킨 사고다. 이번처럼 금융사 시스템이 뚫린 상황은 세 번째 유형에 가깝다.
문제는 예외 조항이다. 같은 조 2항은 이용자에게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고 이를 약관에 사전 약정해 둔 경우, 금융사가 책임의 전부나 일부를 이용자에게 돌릴 수 있게 한다. 해킹이 금융사 쪽 사고라도, 피싱 링크에 비밀번호를 넘겼거나 보안카드 번호를 통째로 입력한 정황이 보이면 과실 공방이 벌어진다. 배상액에 법으로 정해진 상한이나 산정 공식은 없다. 실제 비율은 사안과 약관에 따라 갈린다.
핵심은 "나는 정상적으로 썼는데 사고가 났다"를 뒷받침할 기록이다. 이상 거래를 발견하면 화면을 닫기 전에 거래 일시, 금액, 받는 사람 계좌가 보이도록 캡처한다. 문자나 앱 푸시로 온 출금·로그인 알림도 지우지 말고 그대로 둔다.
콜센터에 신고한 시각과 접수번호, 상담 안내 내용은 따로 메모해 둔다. 통화 녹음이 남더라도, 내가 언제 어떤 조치를 요청했는지는 직접 적어두는 편이 안전하다. 피싱이 의심되면 받은 문자나 메일은 지우지 말고 캡처하되 링크는 누르지 않는다. 출처 불명 문자는 캡처해 118로 신고하면 비슷한 시도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첫째, 계좌나 거래에 이상이 있으면 가장 먼저 해당 금융사에 연락해 지급정지와 사고 접수를 요청한다. 둘째, 금융사와 보상 합의가 되지 않으면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한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제36조에 따라 신청일부터 30일 안에 합의가 안 되면 분쟁조정위원회에 회부되고, 위원회는 회부된 날부터 60일 안에 조정안을 작성한다. 셋째, 개인정보 유출이 의심되면 한국인터넷진흥원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국번 없이 118)에 상담·신고하고, 금전 외 피해는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 조정을 활용할 수 있다.
어느 경로든 자동 보상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특히 개인정보 손해배상은 법 위반, 손해 발생, 금융사의 고의·과실, 그리고 둘 사이 인과관계를 피해자가 입증해야 한다. 앞서 모은 기록이 곧 협상력인 이유다.
사고는 예고 없이 터진다. 다음은 평소 갖춰두면 다툴 때 바로 꺼낼 수 있는 자료다.
보상 여부는 결국 "내가 주의의무를 다했다"와 "사고가 금융사 쪽에서 비롯됐다"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보일 수 있느냐에 달렸다. 해킹 뉴스가 불안하다면, 지금 알림 설정과 로그인 이력부터 점검해 두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