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 비트코인이 8만 달러 초반까지 밀리며 하루 5억 달러가 넘는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그러나 이 '청산 폭탄'은 빚을 내 투자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빌린 돈 없이 코인을 보유한 사람은 강제 청산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월급쟁이는 가격 전망을 맞히려 애쓰기보다, 레버리지를 쓰지 않고 잃어도 괜찮은 돈만 담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된다.
10월 7일에서 8일 사이 비트코인이 8만 3천~4천 달러 아래로 밀렸다. 이 하루 동안 약 5억 5천만 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됐다. 청산은 특히 가격 상승에 베팅한 '롱' 포지션에 쏠렸다. 한 집계에서는 한 시간 만에 약 4억 달러가 정리되기도 했다.
규모가 커 보이지만 기준점이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이틀 새 190억 달러가 넘는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이번은 그에 비하면 작은 편이고, 비트코인과 XRP가 함께 밀리며 시장의 매수 여력이 빠르게 줄어든 흐름 속의 조정에 가깝다.

Liza Summer
여기서 핵심은 '청산'이 무엇인지다. 청산은 증거금을 걸고 빚을 내 거래하는 사람의 손실이 커져서, 담보가 유지해야 할 최소 수준 아래로 떨어질 때 거래소가 그 포지션을 강제로 닫아 버리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강제 매도가 연쇄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청산으로 코인이 시장에 쏟아지면 가격이 더 내려가고, 그러면 그 아래 걸려 있던 다음 포지션도 청산된다. 레버리지가 몰린 구간에서는 이 사슬이 하락을 눈덩이처럼 키운다. 이번에 미결제약정, 즉 아직 청산되지 않은 레버리지 포지션 규모가 일주일 새 4% 늘어 지난해 대청산 직전과 비슷하다는 우려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같은 '코인 하락'이라도 내가 어떻게 들고 있느냐에 따라 위험이 전혀 다르다.
빌린 돈 없이 현물로 산 사람은 강제 청산 대상이 아니다. 가격이 반토막이 나도 거래소가 내 코인을 마음대로 팔지 않는다. 코인 가치가 0이 되지 않는 한, 파는 결정은 어디까지나 내가 한다. 그래서 버틸 여력이 있다.
레버리지 투자자는 다르다. 증거금 유지선을 밑도는 순간 내 의사와 상관없이 포지션이 닫힌다. 하필 급락의 바닥 근처에서 강제로 팔리는 경우가 많아, 반등을 기다릴 기회조차 사라진다. 청산 뉴스의 공포는 사실상 이 레버리지 투자자들의 이야기다.
| 구분 | 현물 보유 | 레버리지 거래 |
|---|---|---|
| 강제 청산 | 없음 | 유지선 밑돌면 발생 |
| 매도 결정권 | 본인 | 거래소(강제) |
| 급락 시 | 버티기 가능 | 바닥 근처서 청산 위험 |
이 차이를 알면 결론은 단순해진다. 월급쟁이가 코인에서 지켜야 할 것은 가격 예측이 아니라 두 가지 기준이다.
첫째는 레버리지를 쓰지 않는 것이다.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을 떠안을 이유가 없다. 급락장에서 가장 크게 다치는 쪽은 언제나 빚을 낸 투자자다.
둘째는 비중과 돈의 성격이다. 코인에 넣는 돈은 전액을 잃어도 생활과 목표가 흔들리지 않는 범위여야 한다. 흔히 여유자금의 한 자릿수에서 10%대를 상한으로 거론하지만, 숫자 자체보다 '없어져도 괜찮은 돈인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다. 전세금, 비상금, 1~2년 안에 쓸 돈이라면 애초에 담지 않는 게 맞다.
행동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이렇게 레버리지 없이, 잃어도 되는 돈만 들고 있다면 이번 같은 청산 뉴스는 내 포지션을 강제로 끝내지 못한다. 버틸지 팔지는 여전히 내가 정하는 문제로 남는다. 불안의 크기를 줄이는 건 가격 전망이 아니라 이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