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1월 5일 가상자산 과세를 2029년으로 2년 미루면서 손실을 3년간 이월해 공제하는 방안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한 해 안에서만 손익을 통산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손실 본 해의 결손을 이후 이익에서 뺄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다만 3년을 세는 기준과 과세 시행 전 확정 손실의 인정 여부 등 세부 요건은 법 개정 전이라, 거래 내역을 지금부터 정리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1월 5일 브리핑에서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을 2027년 1월에서 2029년 1월로 2년 더 미루겠다고 밝혔다. 과세가 미뤄진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정작 투자자가 챙겨야 할 대목은 따로 있다. 과세를 미루는 대신, 투자 손실을 3년간 이월해 공제하는 방안을 함께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부총리는 "일정 기간 손익을 통산해 과세하는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정부가 손실 이월공제에 선을 그어 왔던 것과는 달라진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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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공제는 올해 본 손실을 다음 해 이익에서 빼주는 제도다. 핵심은 '손실을 해 넘겨 쓸 수 있느냐'다.
원래 정부안은 한 과세연도 안에서만 손익을 통산했다. 1월에 500만원을 잃고 11월에 500만원을 벌면 그해는 0원으로 처리되지만, 작년 손실을 올해로 넘기는 건 안 됐다. 3년 이월공제가 도입되면 손실 본 해의 결손을 이후 3년 안의 이익에서 차감할 수 있다.
국내 주식과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하다. 소액주주의 상장주식 양도차익은 아예 비과세라 손실 공제라는 개념 자체가 없고, 해외주식이나 대주주 양도소득도 같은 해 안에서만 통산할 뿐 이월은 원칙적으로 막혀 있다. 미국이 순손실을 기간 제한 없이 이월해 주는 것과는 거리가 있지만, 적어도 국내 주식 과세보다는 손실을 인정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힌 셈이다.
제도가 발표안대로 설계된다고 가정하고 단순화한 예시다. 기본공제 250만원, 세율 22%(지방소득세 포함) 기준으로 잡았다.
2029년에 1,000만원 손실을 보고 2030년에 1,500만원 이익이 났다고 하자.
| 구분 | 이월공제 없음 | 3년 이월공제 적용 |
|---|---|---|
| 2030년 이익 | 1,500만원 | 1,500만원 |
| 과세표준 | 1,250만원 | 250만원 |
| 세금(22%) | 275만원 | 55만원 |
같은 손익인데 세금이 220만원 차이 난다. 손실을 그냥 흘려보내느냐, 다음 해 세금에서 되찾느냐의 차이다. 다만 이익 규모가 손실보다 작으면 남은 손실을 그다음 해로 또 넘길 수 있는지는 기산 방식에 달려 있다.
전제를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이건 발표된 방침이지 확정된 법이 아니다. 현행법은 기타소득에 이월공제를 인정하지 않아 법 개정이 먼저다. 정부는 정기국회에서 유예 조치와 함께 처리하겠다고 했지만, 거래 유형별 세부 과세 기준은 2028년 상반기에야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두 가지가 아직 불분명하다. 3년을 어느 시점부터 세는지, 그리고 과세 시행 전에 이미 팔아 확정된 손실도 인정되는지다. 일부 보도는 과세 시행 전 확정 손실은 공제 대상에서 빠진다고 전했다. 2029년 과세 시점에 보유 중인 코인은 2028년 12월 31일 시가를 취득가액으로 보는 의제취득가액이 적용될 전망이다. 세율도 '250만원 초과분 20%'와 '지방세 포함 22%'로 기사마다 표현이 갈려, 최종 법안을 확인해야 한다.
제도가 바뀌어도 손실을 증명하지 못하면 공제받을 수 없다. 2029년이 멀어 보여도, 그 전에 산 코인의 취득가가 공제 계산의 출발점이 된다.
유예로 시간은 벌었다. 그 시간을 기록에 쓰는 쪽이, 막상 과세가 시작됐을 때 손실을 세금으로 돌려받는 사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