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이 9월 인상 뒤 10월엔 기준금리를 3.75~4.00%로 동결했지만, 미국 금리는 내 대출·예금에 직접 연동되지 않는다. 한국은행 결정과 코픽스·은행채 같은 시장금리를 거쳐 몇 달의 시차를 두고 전달되므로, 변동·고정 대출자와 예금 가입자는 각자 점검 항목이 다르다. 금리 방향을 예측하기보다 재산정 주기, 감당 가능한 금리 상단, 예금 만기 분산으로 정하는 편이 안전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현지시간 10월 28일 기준금리를 3.75~4.00%로 유지했다. 지난 9월 3년 만에 0.25%포인트 올린 뒤 한 차례 쉬어간 결정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남은 가운데 속도를 조절하는 모양새다.
이 소식에 대출이나 예금을 가진 사람이라면 "내 금리는 어떻게 되나" 싶겠지만, 당장 통장에 찍히는 숫자가 바뀌지는 않는다. 미국 기준금리는 내 대출·예금 금리에 직접 연결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둘 사이에는 몇 단계의 중간 경로와 시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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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는 먼저 환율과 외국인 자금 흐름, 국내 시장금리에 영향을 준다. 국내 대출·예금 금리를 직접 움직이는 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 그리고 은행이 돈을 조달하는 비용이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가 대표적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예금·금융채·양도성예금증서 등으로 자금을 조달할 때 든 평균 비용으로, 은행연합회가 매월 15일 오후에 공시한다. 변동금리는 여기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서 정해진다.
그래서 시장금리가 움직여도 내 대출금리는 다음 코픽스 공시, 그리고 내 대출의 재산정일을 지나야 반영된다. 금융당국도 예금금리 변화가 코픽스를 거쳐 대출금리로 이어지는 데 시차가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의 한 번 결정이 내 이자로 체감되기까지 몇 달이 걸릴 수 있다는 뜻이다.
변동금리를 쓰고 있다면 두 가지를 확인한다. 하나는 금리 재산정 주기다. 6개월인지 12개월인지에 따라 다음에 금리가 바뀌는 날이 정해져 있고, 그전까지는 시장금리가 올라도 내 금리는 그대로다.
다른 하나는 대출금리를 이루는 항목이다. 코픽스는 내가 어쩔 수 없지만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는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급여이체나 카드 실적 같은 우대 조건을 채우고 있는지 점검하면, 시장금리와 무관하게 내 금리를 낮출 여지가 있다.
고정금리 대출은 코픽스가 아니라 은행채, 보통 금융채 5년물 금리를 따라간다. 그래서 변동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한다. 지금처럼 금리 방향이 불확실할 때는 고정과 변동의 금리 차이를 비교하는 게 먼저다. 둘의 격차가 좁다면 금리 변동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고정의 안정성이 선택지가 된다.
참고로 2026년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05%로 한 달 전보다 0.15%포인트 올랐다. 다만 이 값은 매월 바뀌므로, 대출을 새로 받는다면 실행 직전 은행연합회 공시로 최신 코픽스를 확인하는 게 맞다.
예금금리는 대출보다 시장금리를 먼저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만기가 다가온다면 지금 금리로 재가입할지, 더 기다릴지가 고민일 텐데 여기서도 방향 예측은 쉽지 않다. 연준이 9월에 올리고 이번에 쉬어간 것처럼, 인플레이션이 남아 있으면 내림세로 단정하기 어렵다.
방향을 맞히려 애쓰기보다, 어느 쪽이든 버틸 수 있게 짜두는 편이 현실적이다.
대출에서는 감당 가능한 금리 상단을 먼저 정한다. 재산정 때 금리가 거기까지 올라도 상환에 무리가 없는지를 기준으로 고정·변동을 고르면 된다. 여유자금이 있고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시점이 지났다면 변동대출 원금 일부를 갚는 것도 방법이다. 이건 금리가 어디로 가든 이자를 확정적으로 줄인다.
예금은 만기를 쪼개는 쪽이 안전하다. 목돈을 한 번에 묶지 말고 만기를 3개월, 6개월, 1년으로 나눠두면, 금리가 오르면 짧은 만기가 돌아오는 대로 갈아탈 수 있고 내리면 긴 만기에 이미 높은 금리를 담아둔 셈이 된다. 당장 쓸 비상자금은 수시입출식이나 파킹통장에 두고, 나머지만 이렇게 나누면 방향을 몰라도 크게 손해 볼 일이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