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코스피가 한 주 만에 11.7% 급락하며 장중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이런 국면에서 수익을 가르는 건 반등 시점을 맞히는 능력이 아니라 자금을 나눠 넣는 규칙이다. 비상금을 먼저 떼어두고, 추가 매수 자금을 몇 번에 나눌지 미리 정한 뒤 그대로 실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주 코스피는 한 주 만에 671포인트, 약 11.7% 빠지며 5059선에서 마감했다. 코스닥도 11% 넘게 밀렸다. 11월 6일에는 장중 4911까지 추락해 서킷브레이커가 걸렸는데, 올해만 열한 번째 발동이었다. 장중 5000선을 밑돈 건 9개월 만의 일이다.
방아쇠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였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가져가면서 AI 데이터센터 규제가 강해질 거란 우려가 번졌고, 외국인은 한 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0조4천억 원을 팔아치웠다. 매도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같은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시장의 공포 수준을 보여주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65까지 치솟아 한 주 새 25%가량 뛰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번 주에 반등할지 아닐지를 아무도 확실히 모른다는 점이다. 전문가 전망도 "기술적 반등은 가능하나 심리는 아직"으로 갈린다. 그러니 질문을 바꿔야 한다. 바닥을 맞힐 수 있느냐가 아니라, 돈을 어떻게 나눠 넣을 것이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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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매수를 고민하기 전에 할 일은 돈에 이름표를 붙이는 것이다. 생활비 3~6개월치는 비상금으로 떼어 두고, 투자에는 손대지 않는다. 당장 몇 달 안에 쓸 전세금이나 등록금처럼 용도가 정해진 돈도 마찬가지다.
이 분리가 왜 먼저냐면, 변동성이 큰 국면에서 가장 큰 손실은 주가가 아니라 강제 매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생활이 급해져 하락장 한복판에서 주식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최악이다. 비상금이 받쳐주면 주가가 더 빠져도 버틸 수 있고, 버틸 수 있어야 분할 매수도 의미가 있다. 추가로 넣을 돈은 어디까지나 이 비상금 바깥의 여유자금이어야 한다.
여유자금을 정했다면 그걸 한 번에 넣지 않는 게 핵심이다. 지금처럼 변동성지수가 평소의 두세 배인 국면에서는 하루 등락이 커서, 한 번에 전액을 넣으면 그날 가격에 결과가 통째로 묶인다. 나눠 넣으면 매수 단가가 평균으로 수렴해 타이밍 실수의 충격이 줄어든다.
나누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시간으로 나누는 적립식으로, 매주나 매월 같은 금액을 기계적으로 넣는다. 다른 하나는 하락 폭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일정 비율씩 더 빠질 때마다 한 회차씩 투입한다. 예를 들어 추가 투자금을 세 번에 나눈다면 다음과 같은 식이다.
| 회차 | 투입 시점 조건 | 투입 비율 |
|---|---|---|
| 1회 | 지금(규칙 세운 날) | 40% |
| 2회 | 여기서 추가 7% 하락 | 30% |
| 3회 | 2회에서 추가 7% 하락 | 30% |
비율과 하락 폭은 예시일 뿐 정답이 아니다. 중요한 건 숫자 자체가 아니라, 넣기 전에 회차와 조건을 미리 적어두고 그대로 따른다는 원칙이다. 더 떨어지면 더 싸게 산다는 계획이 서 있어야, 하락이 공포가 아니라 기회로 바뀐다.
마지막으로 지켜야 할 최소 원칙은 단순하다. 바닥을 예측해 한 번에 들어가려는 유혹을 버리는 것이다. 바닥은 지나고 나서야 보이고, "여기가 바닥"이라는 확신은 대개 틀린다. 규칙을 정해 나눠 넣는 이유가 바로 이 예측 실패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비상금은 건드리지 않는다. 추가 매수는 여유자금 안에서 미리 정한 횟수로 나눈다. 그리고 한 번 정한 규칙은 반등하든 더 빠지든 바꾸지 않는다. 시장이 언제 돌아설지는 맞힐 수 없지만, 내 자금을 어떻게 나눠 넣을지는 오늘 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