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코스피는 3.48% 내린 5,730.74에 마감했고, 장중 급락으로 유가증권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매도 사이드카는 프로그램 매도 호가만 5분 멈출 뿐 적립식 자동이체나 개인의 직접 주문은 멈추지 않는다. 비상금과 1년 내 쓸 돈을 주식과 분리해 뒀다면 자동이체는 그대로 두고, 패닉 매도와 대출 추격매수부터 점검하는 것이 급락일의 핵심이다.
10월 3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06.92포인트(3.48%) 내린 5,730.74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낙폭이 더 컸다. 오전 10시 5분경 유가증권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는데, 이는 코스피200 선물이 장중 5% 넘게 빠졌다는 뜻이다. 종가 기준 하락률과 사이드카를 부른 장중 낙폭은 다른 숫자라는 점을 먼저 구분해 두자.
원인은 국내가 아니라 간밤 미국에 있었다. 알파벳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며 주가가 12.64% 빠졌고, AI 투자가 과연 돈이 되느냐는 의문이 기술주 전반으로 번졌다. 그 흐름이 반도체 비중이 큰 코스피로 넘어왔다.
눈여겨볼 대목은 환율이다. 코스피가 급락한 날인데도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1,334.3원으로 전날 같은 시각보다 2.5원 내렸다. 수출기업이 달러를 내다 팔면서 원화가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 주가 하락이 곧 원화 약세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신호다. 게다가 10월 코스피는 한 달 동안 약 16% 빠진 터라, 이날 하루만 놀란 투자자는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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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카라는 말에 시장 전체가 멈춘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아니다. 매도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이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이어질 때,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키는 장치다. 지수에 연동돼 한꺼번에 쏟아지는 대량 자동 매도를 잠깐 세워 과열을 식히는 것이 목적이다.
그래서 멈추는 건 프로그램 매매뿐이다. 내가 MTS나 HTS로 직접 넣는 매수·매도 주문은 평소처럼 체결된다. 매달 지정일에 돌아가는 적립식 자동이체와 자동매수도 멈추지 않는다. 사이드카는 하루 한 번, 그것도 장 마감 40분 전 이후에는 발동되지 않는다.
시장 전체 거래를 일정 시간 멈추는 건 사이드카가 아니라 서킷브레이커다. 둘은 이름만 비슷할 뿐 적용 범위가 다르다. 속보에 '사이드카'가 떴다고 해서 내 적립 계획에 실제로 생긴 변화는 없다는 뜻이다.
적립식 투자자가 급락일에 돈을 잃는 경로는 대개 보유 종목이 아니라 그날의 판단에서 나온다.
첫째는 패닉 매도다. 빨간 사이드카 자막과 급락 지수를 보고 바닥 근처에서 던지는 것이다. 적립식의 장점은 쌀 때도 비쌀 때도 꾸준히 사서 평균 매입단가를 눌러 두는 데 있는데, 급락일에 팔아 버리면 그 평균화 효과를 스스로 깨고 낮은 가격을 확정 손실로 굳힌다.
둘째는 대출을 끌어다 하는 추격매수다. 이 가격이면 싸다는 생각에 신용융자나 마이너스통장으로 평소보다 크게 사들이는 경우다. 문제는 급락이 하루로 끝난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10월처럼 하락이 길어지면 빌린 돈에는 이자가 붙고, 담보 비율이 무너지면 원치 않는 시점에 반대매매로 강제 청산될 수 있다. 쌀 때 더 사는 것 자체가 틀린 게 아니라, 갚을 수 없는 돈으로 하는 것이 위험하다.
적립식은 예측이 아니라 규칙으로 움직이는 방식이다. 지수가 5,730이든 6,000이든 정해진 날 정해진 금액을 산다. 급락일은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수량을 담는 날이기도 하다. 반등 시점을 맞히려고 매수를 멈추면, 정작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구간을 비워 두게 된다.
다만 이것은 내릴 때마다 무조건 사면 된다는 말과 다르다. 적립식이 버티는 전제는 당장 그 돈이 필요하지 않다는 데 있다. 생활비를 쪼개 넣고 있었다면, 하락이 길어질 때 결국 손해를 보며 빼야 하는 상황에 몰린다.
급락일에 바꿀 것은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아래 항목의 점검 여부다.
사이드카가 뜬 날 가장 먼저 멈춰야 하는 건 자동이체가 아니라 급하게 내리려는 결정이다. 비상금이 분리돼 있고 빌린 돈이 섞여 있지 않다면, 10월 30일 같은 날은 적립식 투자자에게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하루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