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분기 성장률은 연율 3.4%로 예상을 웃돌았지만 9월 PCE 물가가 3.6%로 오르고 알파벳 급락에 나스닥이 1.38% 떨어졌다. 이번 하락은 경기 둔화가 아니라 AI 투자 부담과 금리 인상 가능성이 겹친 결과다. 미국 ETF에 적립 중이라면 하루 급락보다 금리 환경과 빅테크 쏠림, 그리고 내 소득·비상금 상태를 기준으로 적립 금액과 비중을 점검하는 편이 낫다.
미국 상무부가 29일(현지시간) 3분기 성장률과 9월 물가를 함께 내놨다. 성장률은 연율 3.4%로 시장 예상(3%대 초반)을 웃돌았고, 2분기 2.2%에서 더 빨라졌다. 숫자만 보면 미국 경기는 아직 식지 않았다.
문제는 같은 날 나온 물가다. 9월 PCE 물가는 1년 전보다 3.6% 올라 8월 3.4%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식품·에너지를 뺀 근원 PCE도 3.1%로 연준 목표 2%와 거리가 멀다. 성장과 물가가 동시에 높다는 건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그날 나스닥은 1.38% 떨어졌다. 종가는 26,184.72. 지표 때문이 아니라, 전날 장 마감 뒤 나온 빅테크 실적 탓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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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은 이날 10% 안팎 급락했다. 매출이 나빴던 건 아니다. 3분기 검색 광고 매출은 633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2% 늘었다. 투자자가 놀란 건 현금 쪽이다. AI 데이터센터에 돈을 쏟아부으면서 잉여현금흐름이 90억 달러 적자로 돌아섰는데, 시장이 예상한 적자의 세 배가 넘었다.
반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3% 올랐다. 설비투자가 452억 달러로 시장 예상(약 507억 달러)보다 적었고, 현금흐름은 흑자를 지켰다. 같은 AI 투자인데 시장은 '얼마를 버느냐'보다 '얼마를 태우느냐'를 보기 시작한 셈이다.
이날 급락은 경기 침체 신호가 아니다. AI 투자가 언제 이익으로 돌아오느냐에 대한 의심에 가깝다. 성격이 다르다.
미국 지수나 ETF에 정액으로 적립하는 사람에게 하루치 급락 자체는 큰일이 아니다. 적립식은 가격이 내릴 때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수량을 사도록 설계돼 있다. 나스닥이 1% 넘게 빠진 날은 평소보다 조금 싸게 사는 날이기도 하다.
진짜 봐야 할 건 두 가지 환경 변화다. 첫째, 연준이 금리를 내리는 국면이 아니라는 점이다. 연준은 28일 기준금리를 3.75~4.00%로 동결했고, 시장은 12월 추가 인상 가능성을 80%대로 보고 있다. 돈값이 비싼 상태가 이어지면 고평가된 성장주에는 계속 부담이 된다.
둘째, 지수 안에서 소수 빅테크의 비중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나스닥이든 S&P500이든 알파벳 한 종목의 실적에 지수 전체가 휘청인다. 내가 산 게 '분산된 미국'이 아니라 '몇 개의 AI 기업'일 수 있다.
급락 뉴스에 적립을 멈추거나 반대로 몰아서 넣기 전에, 숫자로 확인할 항목을 미리 정해두면 흔들림이 줄어든다.
이번 발표가 알려주는 건 분명하다. 미국 경기는 아직 강하고, 물가가 높아 금리는 쉽게 내려오지 않는다. 그 사이 빅테크 주가는 실적 하나에 10%씩 출렁인다. 매달 같은 금액을 꾸준히 넣는 전략이 오히려 이런 변동성을 견디기에 맞는 이유다. 멈춰야 할 순간은 지수가 빠질 때가 아니라 내 소득과 비상금이 흔들릴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