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주자의 경기 아파트 매입이 1년 새 56.9% 늘며 매수세가 경기로 옮겨가고 있다. 서울은 매물이 석 달 새 33% 쌓이고 거래는 급감한 반면, 경기 상승은 교통이 받쳐주는 일부 지역에 쏠려 있다는 뜻이다. 갈아타기 전 취득세·대출·출퇴근 비용과 종전 주택 처분 가능성을 숫자로 따져봐야 한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지금 묘한 국면이다. 집값은 전반적으로 오르지만 강남 3구는 8월 이후 상승세가 꺾였고, 매물은 빠르게 쌓이는데 거래는 따라붙지 않는다. 부동산 빅데이터 아실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물은 8·3 세제개편이 발표된 8월 3일 6만409건에서 11월 7일 8만528건으로 석 달 새 33.3% 늘었다. 반면 지난해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는 3915건으로 1년 전보다 42.4% 줄었다.
사겠다는 사람이 서울에서 발을 빼는 사이, 그 수요는 경기로 옮겨가고 있다. 김미애 의원실이 받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2025년 10월부터 2026년 8월까지 서울 거주자가 경기 아파트를 사들인 건수는 2만6609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1만6958건)보다 56.9% 많다. 경기 아파트 거래에서 서울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도 12.7%에서 15.4%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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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대출과 규제다. 2025년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2년 실거주 의무가 붙었고, 갭투자가 막히고 자금 조달도 빡빡해졌다. 윤지해 부동산평론가는 "대출 한도가 부족하면 지역을 옮겨서라도 집을 사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움직임은 규제가 덜한 곳에 몰렸다. 같은 기간 비규제지역에서 서울 거주자 매입은 71.5% 늘어 규제지역(32.2%)보다 증가 폭이 두 배를 넘었다. 구리는 180.8%, 군포는 156.8% 급증했다. 다만 구리는 2026년 7월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돼 규제가 다시 조여진 상태다. 규제를 피해 들어간 지역이 곧바로 규제권에 묶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분위기만 보고 움직이면 숨은 비용에서 발목을 잡힌다. 집을 옮길 때 실제로 빠져나가는 돈을 순서대로 따져봐야 한다.
첫째는 취득세다. 집을 사는 순간 내야 하는 목돈이다.
| 취득가액 | 취득세율 |
|---|---|
| 6억 이하 | 1% |
| 6억~9억 | 1~3%(선형) |
| 9억 초과 | 3% |
여기에 지방교육세와 농어촌특별세(전용 85㎡ 초과)가 더 붙는다. 종전 집을 보통 3년 안에 팔면 갈아타기(일시적 2주택)로 인정돼 기본세율이 적용되지만, 처분 시점을 놓치면 조정대상지역 2주택 중과세율(8%)로 넘어갈 수 있다. 몇 달 차이로 세금이 수천만 원 달라진다.
둘째는 대출이다. 조정대상지역은 담보인정비율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더 빡빡하게 적용된다. 경기의 비규제지역을 고르면 한도가 늘지만, 금리와 상환 조건은 다시 확인해야 한다. 집값에서 아낀 돈보다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이 지금 전·월세 부담보다 얼마나 늘어나는지가 실제 체감 비용이다.
셋째는 출퇴근이다. 집값에서 아낀 돈이 교통비와 시간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서울 직장까지 하루 왕복 교통비, 광역버스·전철 환승 시간, 그 시간을 몇 년간 감당할 수 있는지를 금액으로 바꿔 비교하는 게 정확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경기권 상승세가 광명·수원·용인·성남·하남·구리 등 교통이 받쳐주는 일부 지역에 한정될 것으로 봤다. 교통 접근성이 곧 가격 방어력과 연결된다는 얘기다.
지금 경기 상승은 전 지역이 아니라 특정 지역 쏠림이다. 같은 기간 이천(-6.40%)과 평택(-4.58%)은 오히려 떨어졌다. 상승률이 높았던 곳만 보고 따라 들어가면 다른 결과를 만날 수 있다. 갈아타기 전 다음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서울 매물은 8·3 세제개편 뒤 석 달 새 33% 늘었지만 거래는 따라붙지 않고 있다. 매물이 쌓이는 국면에서는 급하게 결정할수록 불리하다. 비용을 숫자로 다 적어본 뒤 움직여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