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 코스피가 7.5% 급락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자 신용대출이나 증권사 신용으로 물타기를 고민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빚으로 산 주식은 담보유지비율을 밑돌면 강제로 반대매매돼 손실을 키우고, 은행 대출로 사면 주가가 빠져도 원금과 이자가 그대로 남는다. 추가 매수 전에 전액을 잃어도 버틸 수 있는지, 30% 더 빠져도 강제 청산을 피할 수 있는지, 이자율이 기대 수익률보다 낮은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10월 15일 코스피는 하루 만에 7.5% 빠지며 5,554로 마감했다. 장중 8% 넘게 밀리면서 20분간 거래를 멈추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했고, 지수는 7거래일 연속 내렸다. SBS 보도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3조 6천억 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9%, 11%대로 급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런 날 주식 커뮤니티에는 "지금이 물타기 기회"라는 글이 쏟아진다. 문제는 그 물타기를 월급이 아니라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 증권사 신용융자로 하려는 직장인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빌린 돈으로 사는 순간, 하락장의 계산이 완전히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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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는 수익도 손실도 똑같이 키운다. 내 돈 500만 원으로 산 주식이 20% 빠지면 100만 원을 잃지만, 500만 원을 더 빌려 1,000만 원어치를 샀다면 같은 20% 하락에 200만 원이 날아간다. 손실은 두 배인데, 빌린 500만 원과 이자는 그대로 남는다.
더 큰 문제는 하락이 하락을 부른다는 점이다. 급락장에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 주가가 더 밀리고, 밀린 주가가 다시 다른 계좌의 반대매매를 부른다. 올해 6월 급락장을 다룬 보도들은 이런 연쇄 매도가 개인 투자자의 손실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물타기로 평단가를 낮추려다 떨어지는 칼날을 더 크게 잡는 셈이다.
빚투 규모 자체도 부담을 키운다. 금융투자협회 집계로 올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6월 한때 38조 원을 넘겨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빌려서 사둔 돈이 많다는 것은, 급락장에서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는 반대매매 물량도 그만큼 쌓여 있다는 뜻이다. 내가 빚을 내지 않아도 남들의 빚이 주가를 더 끌어내릴 수 있는 구조다.
은행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은 무담보 대출이다. 주가가 아무리 빠져도 은행이 내 주식을 강제로 팔지는 않는다. 대신 주가가 반 토막 나도 빌린 원금과 이자는 그대로 갚아야 한다. 가령 1,000만 원을 빌려 샀는데 주가가 절반이 되면, 손에 쥔 평가액은 500만 원인데 갚을 빚은 여전히 1,000만 원이다. 버티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자가 남은 수익률을 갉아먹는다.
증권사 신용융자나 미수거래는 성격이 다르다. 주식 자체가 담보라, 주가가 빠져 담보유지비율을 밑돌면 증권사가 추가 담보를 요구한다. 정해진 기일까지 채우지 못하면 상환일 전이라도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판다. 이것이 반대매매다.
반대매매는 투자자에게 불리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증권사 신용거래설명서를 보면 처분 수량은 전일 종가보다 15% 낮은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되고, 실제로는 하한가로 팔릴 수도 있다. 처분 금액이 갚아야 할 돈보다 커서 투자원금 이상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도 명시돼 있다. 담보유지비율은 흔히 140% 선으로 알려져 있지만 증권사와 시점에 따라 다르므로, 거래 전 본인 계좌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빚을 내기 전에 스스로 다음 세 가지를 먼저 따져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대안은 멀리 있지 않다. 급락장일수록 월급에서 떼는 정액 적립식 매수가 심리적으로도, 손실 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한 번에 큰돈을 빌려 평단가를 낮추는 대신 매달 정해진 금액으로 나눠 사면, 추가 하락이 와도 강제 청산 걱정 없이 시간을 내 편으로 둘 수 있다.
편집자의 판단을 덧붙이면 이렇다. 생활비와 대출을 월급으로 감당하는 직장인에게 급락장 빚투는 기대수익보다 강제 청산과 이자 리스크가 더 크다.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얼마를 더 벌까"보다 "얼마까지 잃어도 버틸까"를 먼저 정해두는 쪽이 오래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