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7일 장중 5.35%로 24년 만에 최고를 찍으며 뉴욕증시가 소폭 하락했다.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을 떨어뜨리고 주식 밸류에이션을 눌러 자산이 함께 흔들리지만, 정액을 꾸준히 넣는 적립식에게 하락일은 같은 돈으로 더 많이 담는 날에 가깝다. 적립을 바꿀지는 가격이 아니라 투자 기간·현금 여력·자산 비중 괴리로 판단해야 한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7일(현지시간) 장중 5.35%까지 올라 24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30년물은 5.732%로 2002년 5월 이후 가장 높았다. 같은 날 뉴욕증시는 다우 -0.66%, S&P500과 나스닥 각 -0.22%로 소폭 하락 마감했다.
매달 미국 ETF를 적립하는 투자자라면 이런 날 계좌가 빨개진 걸 보고 적립을 멈출지 고민하게 된다. 먼저 답부터 말하면, 가격이 내렸다는 사실만으로 적립식 계획을 바꿀 이유는 없다. 바꿀지 말지는 다른 기준으로 판단한다.

Liza Summer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미 발행된 채권은 표면금리가 고정돼 있어, 시중 금리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져 가격이 내린다. 그래서 금리 급등일에는 보유한 채권 평가액도 함께 줄어든다.
주식은 경로가 다르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이 돈을 빌리는 비용이 커지고,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도 높아진다. 당장 이익보다 성장 기대로 평가받는 기술주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이날도 차입비용 상승 우려로 금융주와 AI 관련주가 지수보다 크게 밀렸다.
여기에 하나 더. 안전자산인 미 국채가 5%대 이자를 준다는 건, 위험을 감수하고 주식을 들 이유가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금리 급등이 증시 전반을 누르는 배경이다.
여기서 적립식의 구조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적립식은 정해진 금액을 정기적으로 넣는 방식이다. 가격이 오르면 적은 수량을, 내리면 많은 수량을 사게 된다. 즉 하락일에는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수량을 담아 평균 매입단가를 낮춘다.
이 원리대로면 금리 급등으로 가격이 빠진 날은 적립식에게 불리한 날이 아니다. 오히려 싸게 담는 날에 가깝다. 겁이 나서 그런 날 적립을 건너뛰면, 정작 낮은 가격에 사들일 기회를 스스로 버리는 셈이 된다. 적립식의 효과는 가격을 맞히지 않고 꾸준히 사는 데서 나온다.
그렇다고 모든 상황에서 무조건 적립을 이어가라는 뜻은 아니다. 판단의 기준은 가격이 아니라 내 상황이다.
바꾸지 않아도 되는 경우는 분명하다. 단순히 가격이 내렸고, 돈이 필요한 시점이 한참 뒤이며, 매달 적립할 여윳돈이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계획을 흔들 이유가 없다.
반대로 다시 따져봐야 할 때도 있다. 소득이 불안정해져 적립 재원 자체가 흔들릴 때, 전세금이나 학자금처럼 곧 써야 할 돈이 포트폴리오에 묶여 있을 때, 빚을 내 투자하고 있을 때다. 이 경우는 금리 급등이 문제의 원인이라기보다, 원래 있던 약점을 드러내는 계기에 가깝다.
금리가 크게 움직이는 구간에는 매매를 서두르기보다 비중을 점검하는 편이 낫다. 다음을 확인해 보자.
이 중 걸리는 항목이 없다면, 금리가 최고치를 찍었다는 헤드라인은 적립 버튼을 멈출 이유가 되지 못한다. 손봐야 할 건 오늘의 지수가 아니라 내 비중표다.